[IGC2024] 동해 심해 유정 '홍게', 석유시스템 핵심조건 시추로 최초 확인

부산= 박정연 기자 2024. 8. 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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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동해안 심해 석유가스 시추 사업,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유망성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탐사 결과가 나왔다.

동해 가스전 유망구조 7곳 중 하나인 '홍게'에서 심해 석유가스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지층 구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확인된 홍게의 지층 구조는 단순히 석유가스 생성 조건을 충족한 것에서 나아가 석유가스 시스템이 작동하는 데 양질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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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 동해 심해유전 특별 심포지엄'에서 이현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에너지연구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부산=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정부가 추진하는 동해안 심해 석유가스 시추 사업,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유망성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탐사 결과가 나왔다. 동해 가스전 유망구조 7곳 중 하나인 '홍게'에서 심해 석유가스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지층 구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자파나 지진파를 통해 확인하는 물리탐사가 아닌 실제로 지하에 구멍을 뚫어 채취한 샘플을 조사하는 시추탐사에서 이같은 지층 구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실제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속단하기는 이르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 동해심해유전 특별 심포지엄'에선 2015년 시작된 동해안 유정(석유를 채취하는 구멍) '홍게'의 시추탐사 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이날 홍게 시추탐사 결과를 발표한 이현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에너지연구센터장은 "석유가 스며들 수 있는 사암층과 이 석유들이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이암층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심해에서 석유가스 생성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선 4가지 지층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석유 가스가 생성되는 기반암, 생성된 석유 가스가 저장되는 저류암, 석유 가스를 저류암에 가둬주는 덮개암 그리고 석유 가스가 집적될 수 있는 지질 구조인 트랩이다. 저류암은 사암층으로 이뤄지며 덮개암은 이암층으로 구성된다.

앞서 홍게에선 전자파 등을 활용하는 물리탐사를 통해 이 4가지 조건이 모두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시추 장비로 특정 깊이에서 채취한 샘플을 통해 지층 구조를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시추탐사에서 이러한 조건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확인된 홍게의 지층 구조는 단순히 석유가스 생성 조건을 충족한 것에서 나아가 석유가스 시스템이 작동하는 데 양질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센터장은 "이번에 확인된 저류암인 사암층의 공극률은 17%로 석유가스가 저장되는 데 아주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저류암은 석유가스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한 4가지 조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토론자로 나선 류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패 여부는 공극률과 같은 저류암의 퀄리티(질)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리 파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배너-샴페인캠퍼스 교수 또한 "이때까지 실패한 석유 가스 시추 사업 중 70%는 저류암의 질이 떨어지는 등 저류암과 관련한 문제였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홍게에 대한 이번 시추 탐사 결과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패를 점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석 센터장은 "다만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탐사하는 울릉분지에 석유가 저장될 만큼 충분한 사암층이 형성돼 있는지에 대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시추 탐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나 또 다른 유망구조 탐사 프로젝트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부산=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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