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외국에 온 것 같아요”…스타필드 마켓 1호점, 직접 가보니

2024. 8. 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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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스타필드 마켓 1호점 개장
1층 이벤트 스테이지로 꾸며져
“마트 핵심 ‘고객 공감’시설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1층 북그라운드.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스타필드가 이마트에 들어왔습니다.”

29일 오전 찾은 경기 용인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매장 개장 전임에도 1층 입구는 스타필드 마켓을 가장 먼저 경험해 보려는 고객으로 붐볐다. 오전 10시가 되자 드디어 매장 문이 열렸다. 이마트의 ‘신개념 쇼핑공간’ 스타필드 마켓이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다.

먼저 브라운 톤의 넓은 공간이 환하게 펼쳐졌다. 가운데 자리잡은 책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북그라운드’로 이름 붙인 도서관의 모습이다. 임직원과 지역 주민의 기부한 2500여권의 책으로 꾸며졌다. 도서관 규모만 150평(495㎡)에 달한다. 이른 시간임에도 북그라운드는 금새 고객으로 가득 찼다. 책을 읽는 사람뿐만 아니라, 노트북을 피고 업무를 보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날 스타필드 마켓을 찾은 인근 주민 조순자(74·여) 씨는 “이마트 죽전점이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됐다. 외국에 온 것 같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이마트 죽전점이 5개월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스타필드 마켓 1호점’으로 재탄생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에서 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 구성이 필수”라면서 “스타필드 마켓은 이마트의 그로서리 강화 전략에 스타필드의 테넌트 운영 노하우를 결합시킨 최적의 쇼핑 공간이자 지역 주민들에게 여가와 쇼핑의 동시 체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필드 마켓이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이벤트 스테이지’가 있는 1층이다. 1층 규모만 1400평(4628㎡)이다. 원래 이마트와 패션브랜드,카페, 디저트 등이 있던 공간이었다. 이번 리뉴얼로 북그라운드·영풍문고·스타벅스·수수플라워(화원) 등이 들어섰다. 이마트는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매장을 꾸몄다. 스타벅스의 규모가 기존 30평(99㎡)에서 130평(429㎡)로 네 배 이상 늘어난 것도 새로운 변화다. 전국에 있는 이마트 매장 스타벅스 중 가장 크다.

눈에 띄는 점은 각각의 공간이 하나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책장이 펼쳐지고, 꽃향기가 풍겨오고, 그리고 걷다 보면 커피향이 났다. 이지은 이마트 리징(매장 콘텐츠 유치 및 임대차 담당) 팀장은 “마트의 핵심인 1층을 상업시설이 아닌 고객 공감 시설로 꾸몄다”며 “각 공간의 칸막이를 없애서 스타벅스와 도서관 등 매장이 한 곳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골프존마켓·유니클로·신세계팩토리스토어·한샘 등도 1층에 들어섰다. 골프존마켓은 스크린존이 들어선 체험형공간으로 꾸몄다. 한샘 매장에는 가구나 인테리어 등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인근 노후 주택이 많은 점을 고려했다.

2층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핵심이다. 키즈 패션브랜드 매장과 연결된 25평(약 82㎡) 규모의 ‘키즈그라운드’가 중앙에 자리했다. 유아휴게실도 있다. 21평(약 69㎡) 규모로 과거 이마트 죽전점보다 3배 이상 커졌다. 소파와 아기 침대, 기저귀 갈이대 등도 구비했다. 도넛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 성수동의 경양식 전문점 ‘요쇼쿠’, 도곡동의 샤부샤부 전문점 ‘선재’, 중식 전문점 ‘스타청담’ 등도 2층에 들어섰다. 다이소 역시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가장 큰 규모인 470평(1553㎡)로 입점했다.

스타필드 마켓 지하1층 이마트 신선식품 매장. 박병국 기자.

이마트는 지하 1층에 자리 잡았다. 2300평(7590㎡) 규모의 그로서리(신선식품) 강화형 매장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신선식품 및 델리 구색을 140여 종 추가해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곽대환 신선식품 담당 상무는 “이번 리뉴얼로 신선식품 매대의 경사를 낮추고, 디지털 가격표를 강화하는 등 기존보다 고객 친화형으로 매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매장 중앙에는 ‘홀세일존’을 설치했다. 대용량 초저가 상품을 정상가 대비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신선식품 코너와 주류 매장을 지나니 그랩앤고(grab&go)가 나왔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식단용 도시락 코너부터 북미에서 유명세를 탄 벤토스시 도시락까지, 기존보다 메뉴를 대폭 강화했다. 코너 길이도 9m로 늘렸다. 축산코너, 슈퍼프라이스존이 이어졌다. 축산코너는 길이만 33m에 달한다. 전국 이마트 중 가장 길다. 축산코너에는 화식한우, 바비큐, 미식돼지 등 프리미엄 축산물부터 ‘후레쉬팩’, ‘슈퍼 세이브팩’ 같은 가성비 덩어리육을 구비했다. 슈퍼프라이스존에서는 1년 내내 신선식품을 990원에 살 수 있다. ‘그랩앱고, 축산코너, 슈퍼프라이스존’ 전체 길이는 50m가 넘는다.

스타필드 마켓 지하 2층 이마트 내 참치정육점. 해체된 참다랑어가가 놓여있다. 박병국 기자.

수산물 코너로 자리를 옮기니 한 매대 앞에 고객들이 모여 있다. 참치 정육점이다. 해체된 참치 한편에서 일식당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참다랑어를 손질하고 있다. 기존 수원 스타필드에 있던 참치정육점을 죽전에도 옮겨 왔다. 김동민 축수산담당 상무는 “참치정육점은 정육점처럼 고객이 원하는 양과 부위별로 참치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오프라인 매장 전략의 방향성을 그대로 담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5월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물했는데 재개장 이후 추이를 보니 우리 예상이 적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수점은 이마트가 먹고 즐기고 문화를 향유하는 미래형 대형마트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6개월간의 리뉴얼 작업을 거쳐 지난해 3월 새로 문을 열었다.

이번에 선보인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공간 구성과 콘텐츠 등에서 연수점보다 진화했다. 고객 체험·휴식 공간이 연수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트의 경쟁력은 마켓쉐어(Market share, 시장 점유율)가 아니라 고객들의 라이프 쉐어 능력에서 나오는 시대가 됐다”며 “경험 공간의 대명사였던 스타필드가 이마트에 들어왔다고 보면 된다. 스타필드 마켓은 고객이 시간을 보내기 위한 최적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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