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채 상병 사건 외압 실체 없는 게 이미 드러나”…특검 수용 거절

유새슬·박순봉 기자 2024. 8. 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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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83분간 19개 질문에 답변
김 여사 ‘비공개 검찰 조사’ 비판에는
“저도 전직 영부인 자택 조사”
이재명 대표 영수회담 제안에는
“국회가 해야 할 본연의 일 해야” 거절
민주 “궁색한 모습, 특검 필요성만 확인돼”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해병대 채 상병 특검과 관련해 “채 상병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에 대해 수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실체가 없는 것이 드러난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사 외압 의혹을 부인하며 특검 거부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약 83분 동안 진행된 회견에서 총 19개 질문에 답했다.

윤 대통령은 두 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채 상병 특검과 관련해서 국회에서 청문회를 하지 않았나”라며 “나도 방송을 통해서 봤는데요. 이미 거기에서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10일 기자회견에서도 ‘수사가 미흡하면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하겠다’고 했다”며 “지금 채 상병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에 대해 어떻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수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수사해서 책을 내듯이 결과를 발표했다. 언론에서나 많은 국민들이 수사 결과에 특별히 이의를 달기 어려웠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비공개 조사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비판에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조사 방식과 장소가 정해질 수 있는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저도 검사 시절 전직 영부인에 대해 멀리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서 조사한 일이 있다”며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방문 조사한 사실을 언급했다. 김 여사 일정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은 “장소가 잘 준비되면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한데 대해서는 “다양한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고 말했다. 당정간 소통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으로 불거진 뉴라이트 논란에 대해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며 “뉴라이트를 언급하는 분마다 정의가 다른 것 같아서 진보적 우파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영수회담을 해서 이런 문제가 금방 풀릴 수 있다면 열 번이고 왜 못하겠나”라면서도 “지금 국회의 상황이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고 사실상 거절했다. 그는 “(국회가) 해야 할 본연의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다양한 청문회들을 보면 제가 이때까지 바라보던 국회하고 너무 다르다”고 했다.

미 원자력 발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에 제동을 건 것과 관련해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한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 5년간 탈원전으로 (원전) 생태계가 거의 고사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그래도 어렵게 살려내고 있는 중”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순직 해병 수사외압 사건에서 대통령실 개입 정황이 속속 확인되는데 오히려 실체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하는 주장도 기가 막힌다”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말을 아낀) 대통령의 궁색한 모습에서 특검의 필요성만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불통과 독선으로 점철된 기자회견은 국민의 분노와 심판으로 되돌아갈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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