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짝짓기 앞두면 위험에 무뎌지는 '이 동물'

이병구 기자 2024. 8. 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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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목표 달성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무뎌지는 경우가 있다.

수컷 초파리도 암컷과의 짝짓기 성공에 가까워질수록 주변 위협을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롤라이나 레자발 영국 버밍엄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초파리(학명 Drosophila immigrans) 수컷이 짝짓기를 위한 구애에 몰입할수록 뇌에서 도파민이 많이 나와 위험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2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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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위에서 짝짓기하고 있는 초파리 한 쌍.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중요한 목표 달성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무뎌지는 경우가 있다. 수컷 초파리도 암컷과의 짝짓기 성공에 가까워질수록 주변 위협을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롤라이나 레자발 영국 버밍엄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초파리(학명 Drosophila immigrans) 수컷이 짝짓기를 위한 구애에 몰입할수록 뇌에서 도파민이 많이 나와 위험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2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수컷 초파리가 암컷에 구애하는 동안 빛과 그림자를 이용해 포식자가 근처로 다가오는 시각적인 위협 상황을 인공적으로 구현했다. 그런 뒤 생체 조직을 관찰할 때 주로 쓰이는 2광자(two-photon) 현미경으로 초파리의 뇌에서 어떤 뉴런이 활성화되는지 관찰했다.

실험 결과 구애 초기 단계에서는 인공 위협으로 활성화된 시각 뉴런이 세로토닌 뉴런을 통해 구애 과정을 억제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위험을 감지한 초파리는 구애를 멈추고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짝짓기에 이르기 위한 구애 과정이 진전될수록 도파민이 증가하며 주요 감각 경로를 차단했다. 도망치는 것보다 짝짓기의 우선순위가 높아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도파민이 초파리가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고 짝짓기에 집중하도록 만든 것"이라며 "도파민 수치가 목표와의 거리, 성공 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후속 연구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도 확장돼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또 "산을 오르는데 정상에 가까워졌다고 상상해 보라"며 "날씨가 변해 상황이 위험해지더라도 목표에 가깝기 때문에 위협을 무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6-024-07890-3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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