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맞는 김영섭호 KT, `군살빼기` 성과 돋보였다

김나인 2024. 8. 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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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라운지·그린폰 사업 정리
인재혁신·내실중심 경영 눈길
김영섭 KT 대표. KT 제공

김영섭(사진) KT 대표가 3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업계에서는 실질과 역량을 다지며 내실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격변의 시기에 통신에서 비통신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이루는 한편, 통신 본업의 내실을 다져야 하는 과제도 앞두고 있다. AI, 클라우드, 디지털전환(DX) 등에서 가시적 성과도 보여줘야 한다.

김 대표는 이석채·황창규 전 대표에 이어 세 번째 외부 출신 대표다.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와 LG CNS를 거쳐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 LG CNS 대표를 역임하다 작년 8월 30일 KT 대표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장기적 성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취임 당시부터 '고객·역량·실질·화합' 등 4대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내실과 실질적인 성과를 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취임 이후 첫 간담회를 열고 'AICT 컴퍼니' 전환을 선언했다. 정보통신기술(ICT)에 AI를 더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 대표는 "빠른 속도로 AI가 전세계에 쓰나미처럼 덮치며 클라우드 기술도 질적으로 달라지는 상황에서 변화와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AI 개발 환경(Ops) △AI 보조(어시스턴트) △AI 에이전트 등 3대 혁신동력을 정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AI 근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6월 동맹을 맺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올 하반기 AI 협업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직접 미국을 찾아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AI·클라우드 분야 협력에 머리를 맞댔다. 특히 '소버린 AI'를 함께 연구개발하는 등 전방위 협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T가 투자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SK텔레콤의 '사피온'과 합병하며 경쟁사와 손을 잡기도 했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 대표는 '군살빼기'에도 힘썼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차근히 정리·조정하고 있다. 블록체인·NFT 사업 '민클'과 메타버스 '메타라운지', 중고폰 매입 서비스 '그린폰' 등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KT는 블록체인, 디지털 물류, 헬스케어 등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 부문에서 철수했고 로봇사업의 플랫폼 집중,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집중 등 수익성 중심으로 주요 사업을 재편했다"며 "신임 최고경영자(CEO) 선임 이후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개편 효과가 나타나면서 이익 레버리지는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를 특히 특징 짓는 두가지 키워드는 '인재 혁신'과 '실사구시'다. 김 대표는 연내 최대 전문인력 1000명 확보라는 역대급 채용을 진행하는 결단을 내렸다. AICT 도약을 이끌기 위해 외부 인사도 수혈했다. AI 등을 20년 넘게 연구한 전문가인 오승필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이어 LG CNS 시절 인연을 맺은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 등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김 대표의 색깔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회사 미래 역량으로 꼽히는 AI 서비스는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아직 구체적인 수익모델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 나온다. 공식 임기가 2026년 3월까지로, 2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영섭표 경영 성과물'을 가시적으로 내는 게 과제다. KT의 이동통신 가입자 회선은 줄어들고 있고, 5G 속도도 LG유플러스에 비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실리적인 성과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사업에 대한 비용절감 등에 신경을 써 체질 개선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신 품질이나 동반 성장 관점도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임기는 통신 기본을 다지면서 신사업을 챙기며 그룹 시너지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에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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