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대란 현실적 해법 내놓지 못하는 정부

2024. 8. 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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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정브리핑 자리에서 상급종합병원 의료서비스를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 중심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의료현장 상황에 대해서는 "전공의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체제 운영이 가능하다"거나 "비상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 중심 의료서비스는 전공의 복귀를 전제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그려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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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정브리핑 자리에서 상급종합병원 의료서비스를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 중심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의료현장 상황에 대해서는 "전공의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체제 운영이 가능하다"거나 "비상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의정 갈등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에는 "과학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추계를 통해 결정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의료현장 비상상황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측의 주장이라고 일축한 대목에서는 현실성이 결여된 상황인식이 엿보였다. 응급실 전문의들이 견디다 못해 현장을 떠나고 있다. 지친 간호사들은 파업 전선을 형성하고, 구급차 안에서 애를 낳는 게 현실이 됐다. 수술이 밀린 환자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게 실상이다. 현직 국회의원은 부친이 '응급실 뺑뺑이' 때문에 사망했다며 정부에 분노감을 드러내고 있는 판국이다. 현장에 귀를 닫아버린 결과인지, 참모진의 잘못인지, '관리가 가능하다'고 믿는 무책임의 소치인지 쉽게 판단이 서질 않는다.

현재의 의료대란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추진으로 촉발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국민들의 상처는 치유하기 힘들 만큼 깊어지고 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외골수적 주장만 반복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눈과 귀를 열지 않고 현실과 동떨어진 안이한 인식에 갇힌다면 의료시스템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당장은 전공의 복귀 해법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장기간 꼬여버린 상황을 풀어낼 정치적 역량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 중심 의료서비스는 전공의 복귀를 전제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그려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 보여진다. 전공의들의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됨은 물론이다.

의료대란은 죽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 단순하게 '개혁에 따르는 필연적 저항이나 고통'쯤으로 치부할 만큼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란 얘기다. 의정 갈등이 막다른 골목에 이를 때까지 실질적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진짜 대란을 마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과장되게 들리지 않는다.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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