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강' 태풍 산산 일본 상륙…열도 종단에 225만 명 대피령

이종훈 기자 2024. 8.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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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사상 최강 위력의 제10호 태풍 '산산'이 오늘(29일) 일본에 상륙한 뒤 느리게 이동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일본 규슈에 상륙한 뒤 오후 3시 현재 규슈 서쪽 나가사키현 운젠시 부근에서 시속 15㎞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태풍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35m, 최대 순간풍속 초속 50m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전날보다는 다소 약화한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전날 가고시마현 등에 내린 폭풍, 파도, 해일 '특별 경보'를 '경보'나 '주의보'로 전환했습니다.

일본 기상청이 전날 2년 만에 발령한 특별 경보는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게 높아질 때 최대한의 경계를 호소하기 위해 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태풍 산산은 여전히 북동 방향으로 일본 열도를 종주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이동 속도도 느려 호우나 폭풍 영향이 오래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30일 낮까지 24시간 동안 규슈와 시코쿠 각 400㎜, 도카이(혼슈 중부) 300㎜, 긴키(혼슈 중서부) 200㎜ 등으로 예보됐습니다.

여기에 서일본에서는 30일까지, 동일본에서는 31일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관계 각료회의에서 "계속해서 최대급의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며 피난 주민 지원, 정전 복구 등 재해 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지시했습니다.

앞서 태풍 산산은 오전 8시쯤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야자키, 가고시마, 구마모토, 나가사키, 후쿠오카현 등에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오이타현 사이키시에서는 오후 2시까지 48시간 동안 579㎜의 비가 내려 이 지역 역대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고 미야자키현 미사토초 일부 지역에서는 평년 8월 한 달 강우량의 1.4배인 791㎜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일부 지역에는 산사태 경계 정보나 강 범람 위험 정보도 발령됐습니다.

규슈에서는 25만 가구에 정전도 발생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습니다.

태풍 상륙을 앞두고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총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대피 명령도 내려졌습니다.

강풍과 폭우로 인적 피해도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NHK가 집계한 태풍 피해 현황에 따르면 3명이 사망하고 74명이 다쳤으며 1명이 실종됐습니다.

지역별 부상자는 미야자키현 30명, 가고시마현 23명, 나가사키현 6명 등입니다.

가고시마에서는 부두에 있는 소형 배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행방불명됐습니다.

아이치현에서는 지난 27일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5명이 매몰되기도 했습니다.

이 사고로 70대 부부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미야자키시는 돌풍으로 날아온 물건에 집 유리창이 깨지거나 창고 지붕이 훼손되는 등의 피해 신고를 대거 접수했습니다.

학교 휴교나 사업장 임시 폐쇄도 잇따랐습니다.

전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 시즈오카 등 6개 현에서는 초중고교 총 262개교가 휴교했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날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이고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29∼30일 규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교통편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규슈 신칸센은 하카타역과 가고시마중앙역 사이의 노선 운행을 오전 10시부터 중단했고 산요 신칸센은 히로시마-하카타 구간 고속열차 신칸센 운행을 이날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중단합니다.

도쿄역과 신오사카역 구간을 운행하는 도카이도 신칸센은 내일(30일)부터 운행 노선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항공편도 일본항공(JAL)이 이날 국내선 276편, 전일본공수(ANA)는 212편을 결항하기로 했습니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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