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메이저 제왕은 나" 선후배의 혈투
남자부 김민수 19언더파 선두
2연속 우승 노리는 안성현 2위
최종일 메이저 우승컵 놓고 격돌
女 정민서 사흘 연속 1위 질주
"친한 동생이지만 아마추어 메이저 우승컵은 내 것."(김민수)
"타이틀 방어를 역전 우승으로 완성하겠다."(안성현)
29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아마추어 메이저'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남자부 3라운드가 끝난 뒤 우승 경쟁을 펼치는 김민수(16)와 안성현(15)의 은근한 기싸움이 펼쳐졌다. 7언더파를 몰아치며 19언더파 197타를 만든 김민수는 격차를 더욱 벌려 완승을 거두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17언더파 199타를 적어낸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안성현은 역전 우승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화답했다.
공동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김민수와 안성현은 '장군 멍군'식 혈투를 벌였다. 기선을 제압한 건 안성현이다. 3번홀과 4번홀에서 2연속 버디를 잡아낸 안성현은 7번홀과 8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4언더파를 완성했다. 김민수는 4번홀과 7번홀 버디로 2타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후반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안성현이 10번홀과 11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치는 사이 김민수가 2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식간에 공동 선두가 됐다. 14번홀과 15번홀에서 1타씩을 줄인 김민수는 파5 16번홀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리지 못했던 김민수는 그린 주변 어프로치를 한 번에 집어넣으며 값진 버디를 잡아냈다. 김민수가 치고 나가자 안성현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7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안성현은 18번홀에서 약 2m 버디 퍼트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선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절친한 선후배다. 그러나 2008년생 김민수와 2009년생 안성현은 승부에서 양보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수는 "친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성현이와 사이가 좋다. 한 살 어리지만 배울 게 많은 동생이기도 하다"면서도 "셋째 날 같은 조에서 즐겁게 경기를 했는데 최종일도 기대된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 같은데 실수를 최대한 줄여 이번 대회 우승컵에 내 이름을 새겨보겠다"고 강조했다.
안성현도 우승에 대한 남다른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손꼽아 기다렸던 대회가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다. 초등학교 이후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더 우승하고 싶다"며 "민수 형과 2타 차이가 나지만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열심히 쳐보겠다"고 다짐했다.
두 선수의 최종일 전략은 동일하다.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310야드에 달하는 김민수와 안성현 모두 최대한 많은 버디를 잡아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민수는 "지키는 플레이로는 우승을 차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성현이가 몰아치기에 능한 만큼 나도 계속해서 타수를 줄여야 한다"며 "아슬아슬한 1타 차보다는 3타 차 이상의 완승을 거두고 싶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마무리까지 멋지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2타 차 단독 2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서는 안성현은 "파5 4개 홀에서 4타 이상을 줄인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 최종일 후퇴는 없다. 역전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수와 안성현은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수는 "중학교 3학년에 이렇게 많은 기록을 세운 건 성현이가 유일하다. 못하는 게 없는 성현이는 정말 뛰어난 골프 선수"라고 칭찬했다. 안성현은 "민수 형이 올해 한국 남자 아마추어 선수 중 골프를 가장 잘 치는 것 같다. 내가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존재가 민수 형"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여자부에서는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정민서가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첫날과 둘째날 7타씩을 줄였던 정민서는 이날 2언더파 70타를 쳤다. 11언더파 205타를 적어낸 단독 2위 정지효를 5타 차로 따돌린 정민서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정민서는 "2위에 5타 앞서 있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마지막 날에도 차분하게 내 경기를 펼쳐보겠다"고 강조했다.
단독 2위에는 정지효가 자리했고 오수민과 김교은, 이윤서 등은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지난해 이 대회 여자부 우승자인 박서진은 8언더파 208타 공동 7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파주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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