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차등보험료 저소득 중년 고려를…자동안정장치 도입안돼"(종합)

김병규 2024. 8. 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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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만드는복지국가, 국정브리핑 관련 논평…"개인연금 강조는 부적절"
참여연대 "대통령 연금개혁안, 노후불안과 사회분열 조장" 비판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29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연금 관련 시민단체인 '내가만드는복지국가(내만복)'는 29일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서 연금개혁 방향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자동안정장치 도입 검토가 한국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내만복은 "자동안정화장치는 일정하게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한 연금제도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지만 한국 국민연금처럼 미래 재정불균형이 심한 제도에서 탑재하면 기계적으로 고강도 개혁이 도출돼 높은 보험료율 인상 혹은 급격한 급여 하락이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분간 사회적 합의 방식을 통해 재정안정화를 논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불안이 큰 우리나라에서 이런 논란을 조장할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검토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만복은 세대간 차등 보험료율 인상과 관련해서는 "연령대별 형평성을 개선하는 취지를 지닐 수 있지만 공적연금에서 이례적인 방식이어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열린 자세에서 사회적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 중에서도 저임금 노동자, 자영업자의 보험료 부담이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차등보험료안을 추진한다면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을 확대·강화하고 도시지역 가입자에게 농어민에 준해 국가가 보험료를 대략 절반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단체는 "대통령이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국민연금 뿐 아니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함께 개혁하겠다고 한 것은 보장성의 시야를 확장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민간시장에서 운영되는 개인연금을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기초생활수급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으면 생계급여에서 감액되는 금액을 추가지급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을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조속히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 자동안정장치 도입 등을 연금개혁 방안으로 제시했다. 복지부는 다음 주 이런 방향으로 정부 차원의 연금개혁안을 발표한다.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은 나이 든 세대일수록 보험료 인상을 더 가파르게 하는 방식이다. 자동안정장치는 인구학적·경제적·재정적 지표의 변화에 기초해 사전에 설정된 규칙에 따라 연금급여를 자동 조정하는 것이다.

한편,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연금개혁 방안에 대해 참여연대는 "노후 불안과 사회적 갈등·분열을 조장하는 연금 개악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대통령이 밝힌 연금개혁안은 '차등적으로 더 내고 모두가 덜 받는' 개악"이라며 "국민의 노후보다 국민연금의 재정을 더 걱정하고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낙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연금특위의) 공론화위원회에서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결정한 시민들의 요구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정부가 진정 국민연금 재정을 우려한다면 연금 재정에 적극적인 국고 투입을 해야 하며, 청년들의 부담이 걱정되면 불평등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 빈곤 [연합뉴스TV 제공]

참여연대는 "자동안정장치는 어떻게 포장해도 국민 노후 소득의 불안을 야기해 존엄한 노후가 불가능하게 하는 연금 삭감의 수단이 될 것"이라며 "도입한 나라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도입하지 않는 나라보다 낮고 노인빈곤율은 높다"고 주장했다.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국민연금제도의 근간인 '세대 간 연대'와 '세대 내 소득재분배'를 훼손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한 세대 내에서도 고용형태와 고용조건,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간 큰 차이가 발생하지만, 이를 '세대'로 눌러 담아 제도를 개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그 피해가 청년과 미래세대로 돌아가 현세대 청년, 미래세대의 청년 모두 빈곤한 노년을 벗어나기 어렵다"며 "현재 노인의 안정된 노후와 청년세대의 안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보장 수준을 높이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 (PG) [양온하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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