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많이 부족했다” 르세라핌, 코첼라 라이브 논란 정면돌파[종합]

사진=왼쪽부터 허윤진, 김채원, 카즈하, 사쿠라, 홍은채

사진=왼쪽부터 허윤진, 김채원, 카즈하, 사쿠라, 홍은채

사진=왼쪽부터 허윤진, 김채원, 카즈하, 사쿠라, 홍은채

사진=위부터 김채원, 허윤진, 사쿠라, 카즈하, 흥은채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그룹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이 라이브 실력 논란에 정면 돌파했다. 한층 나아진 라이브 무대를 공개한 데 이어 자신들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꾸준히 노력하며 발전하겠다고 약속한 것.

8월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르세라핌의 미니 4집 앨범 'CRAZY'(크레이지)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르세라핌은 30일 오후 1시 국내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신보 'CRAZY'를 발매한다. 올 2월 발표한 미니 3집 'EASY'(이지) 이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신보에는 '르세라핌과 함께 그냥 한 번 미쳐 보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들이 가는 길 끝에 번듯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보장이나 그럴듯한 포장은 없어도 무방하다. 다섯 멤버는 머릿속에 번개가 친 듯 짜릿하게, 모든 것을 던진 채 미쳐 보자고 노래한다.

허윤진은 "팬 분들께 정말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앨범을 열심히 준비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활동 열심히 할 테니까 많이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채원은 "6개월 만의 컴백이라 굉장히 긴장되고 설렌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쉽지 않지만 이번 앨범 준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운을 뗐다.

카즈하는 "이번 활동을 통해 더 멋있어진 르세라핌을 보여드리고 싶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만큼 기대가 크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이번 안무를 볼 때는 몰랐는데 추니까 코어 힘이 많이 필요하더라. 이번 안무 챌린지는 진짜 챌린지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사쿠라는 "르세라핌이 여름에 컴백하는 건 처음이라 설렌다. 르세라핌답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많은 분들이 이런 신선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백만볼트 전기 같은 느낌의 곡이었다. 이 노래 재밌다는 느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은채는 "투어를 통해 팬 분들께 힘을 얻어 이번 앨범도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 이번 앨범 활동도 열심히 할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신보에는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CRAZY'를 필두로 'Chasing Lightning'(체이싱 라이트닝), 'Pierrot'(삐에로), '1-800-hot-n-fun', '미치지 못하는 이유'까지 총 5곡이 수록됐다. 데뷔 때부터 르세라핌과 좋은 시너지를 빚어 온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와 프로듀서팀 13이 다시 한번 르세라핌 신보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르세라핌은 2022년 5월 데뷔 앨범 'FEARLESS'(피어리스)를 필두로 미니 3집 'EASY'에 이르기까지 트랩, 아프로 라틴 등 번번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스펙트럼을 넓혀 왔다.

미니 4집에서도 르세라핌의 과감한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다. 타이틀곡 'CRAZY'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EDM 기반의 하우스(House) 음악을 소화한 것. 미니멀한 테크 하우스 비트에 어반 스타일 랩을 더하는 등 신선한 시도도 돋보인다.

메시지적으로는 나를 미치게 하는 대상을 만난 순간의 감정에 집중했다. 김채원은 "앨범을 준비하며 멤버들끼리 우리는 어떤 것에 미쳐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멤버들 답변이 다 비슷해 신기했다. 멤버들은 르세라핌이라는 팀과 무대에 미쳐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퍼포먼스 면에서도 새로움을 꾀했다. 그간 그루비하거나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내세워 사랑받았던 이들은 타이틀곡 'CRAZY' 무대에서 팔과 다리를 직각으로 만들고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는 등 직선적인 움직임을 토대로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허윤진은 "보깅에 처음 도전해 봤는데 하면 할수록 동작이 중요하더라.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살리는 게 처음엔 어려웠는데 다행히 퍼포먼스팀에 보깅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 있어서 처음부터 잘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쿠라는 "저희가 나름 '근세라핌'(근육+르세라핌)으로서 운동에 진심인 팀인데도 쉽지 않았다. 한쪽 다리를 들고 한쪽 다리로 버티는 춤이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처음에는 중심을 잡는 것조차 엄청 힘들었다. 지금도 엄청 집중해야 이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Pierrot'는 김완선 히트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샘플링한 힙합 스타일의 곡이다. 멜로디, 테마 곳곳에 원곡 요소를 녹여 세대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는 노래를 완성했다. 가사에는 김완선을 필두로 엄정화, 이효리, 아이유 등 선배 아티스트들에 대한 존경심과 응원을 담았다.

김채원은 "워낙 멋진 선배님의 노래라 잘 알고 있는 노래였는데 저희가 샘플링을 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굉장히 놀랍고 영광스러웠다. 지금 그대로 나와도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있었다. '삐에로' 노래에 나오는 선배님들처럼 정말 멋있는 모습 보여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며 "김완선 선배님은 한없이 멋진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멤버 허윤진은 마지막 트랙 '미치지 못하는 이유' 크레디트에 메인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곡 작업은 물론 멤버 인터뷰와 녹음 디렉팅까지 도맡아 한층 르세라핌스러운 음악을 탄생시켰다. 데뷔 이래 꾸준히 르세라핌의 곡 작업에 참여하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녹인 자작곡을 선보인 허윤진은 팀 음악 메인 프로듀싱까지 담당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허윤진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PD님들이 '윤진 씨가 생각하는 'CRAZY'를 표현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 줬다. 미칠 수 있는 삶도, 미칠 수 없는 삶도 다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 과정에 대해 "제 생각뿐 아니라 멤버들과 많은 대화를 하며 저희의 이야기, 같은 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자 했다. 정말 재밌는 도전이었고 저에 대해, 멤버들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시간이라 기뻤다"고 설명했다.

카즈하는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친하고 잘 알고 있는 사이라 녹음 디렉팅을 받는 게 어색하고 긴장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아주 살짝 들었다. 그렇지만 멤버라는 걸 잊을 만큼 전문 PD님처럼 수월하게 녹음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PD님 감사합니다"고 밝혔다.

사쿠라는 "윤진 씨가 뭘 해도 착하지만 디렉팅을 할 때도 착했다. 멤버들을 잘 아는 만큼 구체적으로 잘 알려주며 재밌게 잘했다"고 말했다. 김채원은 "오히려 저희보다 더 떨고 긴장해 귀여웠다"며 웃었다.

르세라핌은 전작 'EASY'로 미국 빌보드 양대 메인 차트 '빌보드 200'(메인 앨범 차트), '핫 100'(메인 송 차트)에 나란히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홍은채는 활동 목표에 대해 "르세라핌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일을 열심히, 즐기면서 한다는, 행복해 보인다는 반응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카즈하는 "메시지답게 올여름 다 같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르세라핌은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 사하라에서 개최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에 출연했다. 당시 화려한 퍼포먼스로 호평받았지만 부족한 라이브 실력으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르세라핌은 쇼케이스에서 최초 공개한 'CRAZY' 무대에서 고난도 퍼포먼스는 물론 노래를 한층 커진 성량과 안정적인 라이브로 열창하며 논란에 정면 돌파했다.

김채원은 "코첼라 무대는 굉장히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그리고 팀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정말 많이 배우고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저희가 데뷔하고 나서 짧은 시간 내 많은 무대에 섰는데 그런 큰 야외 페스티벌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저희가 흥분도 하고 페이스 조절도 부족했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앞으로 배울 것들이 많다는 걸 한 번 더 깨달았고 앞으로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저희의 평생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 멤버들끼리도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이번 활동이 그 첫 단계인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허윤진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르세라핌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앨범이 그 첫 단계이지 않을까 싶다. 항상 응원해 주는 팬 분들께 더 멋있는 음악과 무대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활동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이번 앨범에서 음악적으로 많은 도전을 했다. 많은 노력과 연구를 들였다. 퍼포먼스적으로는 보깅이라는 춤을 처음 하게 돼 퍼포먼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저희가 성장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은채는 최근 라이브 방송 중 한 고등학교 3학년 팬의 댓글에 "여러분 학교 다니시죠. 힘들겠다"며 웃는가 하면 자신은 픽업하러 와 주는 차량이 있어 편하다는 의미의 이야기를 해서 학생 팬들을 조롱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홍은채는 "그때 팬 분들과 함께 소통하는 자리라 저도 모르게 모든 걸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까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성숙하지 못한 말들로 실망감을 드려 죄송한 마음이다. 저 스스로도 앞으로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털어놨다.

여러 구설수를 딛고 돌아온 르세라핌에게 이번 앨범은 상당히 중요한 모멘텀이다. 신곡 활동을 시작으로 하반기 어떤 활동 계획을 세워 뒀냐는 물음에 홍은채는 "저희가 이번에 6개월 만에 컴백한 만큼 우선 예정된 한국 음악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할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과 일본에서 팬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며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사쿠라는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곁에 있어 주신 팬 분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르세라핌은 전작 'EASY'로 빌보드 ‘핫 100’에 첫 진입(99위)하는 쾌거를 이뤘다. 'CRAZY'로 두 번째 진입을 기대하고 있냐는 질문에 허윤진은 "저희가 'EASY'로 너무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핫 100'에 진입하게 됐다. 저희 목표는 사실 열심히 준비한 좋은 노래와 무대를 보여드리는 것이었다"며 "만약 진입이 가능하다면 너무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답했다.

르세라핌은 9월 개최되는 ‘2024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2024 MTV Video Music Awards, ‘2024 MTV VMA’)의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 후보로 선정됐다. 올해 'MTV VMA'에 노미네이트된 유일한 한국 가수다. 르세라핌에게는 데뷔 후 첫 노미네이트인 만큼 감회가 남다르다.

김채원은 "데뷔하고 나서 처음으로 후보에 오르게 돼 너무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 후보에 오른 건 그만큼 르세라핌이란 팀이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고 있는 거라고 느끼고 있다. 그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르세라핌이 되고 싶다. 많이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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