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설리번에게 “미국과 잘 지내길 희망”…중 국방부 2인자는 ‘대만 무기판매 중단’ 요구
중국군 2인자 장유샤와 이례적 만남
양국 군 대 군 소통 확대 등 논의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군 2인자’ 장유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만나며 사흘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만 무기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설리번 보좌관을 만나 “미국과 중국은 세계 양대 강대국으로서 세계 평화를 책임지고 공동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며 “중·미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안정되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양국관계를 목표로 하는 중국의 의지는 변함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이 서로의 발전을 도전이 아닌 기회로 보고 중국과 협력해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시 주석 접견에 앞서 중국 국방부 청사에서 장 부주석을 만나 양국의 군 대 군 소통을 확대할 방안을 논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이런 교류 기회를 갖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세계의 상황과 우리가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고려할 때, 나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부주석은 면담이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우리 군대와의 관계와 군사적 안보에 중요한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백악관 외교·안보 고위 인사가 중국 국방부 최고위급과 면담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갈등 관리를 위한 군사적 소통 확대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회담 후 보도자료에서 양측은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이후 이뤄진 양국 군사 소통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소통에 진전이 있었다고 인식했다며 “두 사람은 전구(戰區) 사령관급 전화 통화를 가까운 미래에 하기로 계획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은 또 대만해협 평화·안정의 중요성과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에 대한 미국의 약속, 중국의 러시아 군수산업 기반 지원에 대한 우려, 사이버 공간에서의 오판과 분쟁 확대를 방지할 필요성,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 관해서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방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장 부주석이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이익 중 핵심이며, 미·중 관계의 기초 중 기초이자 미국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장 부주석은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은 물과 불처럼 섞일 수 없다”며 “미국은 대만과의 군사적 공모와 대만에 대한 무기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방중 첫날인 27일과 28일 이틀간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만났다. 각각 미국과 중국의 외교전략을 설계하는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 간의 갈등, 중동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도 논의됐다고 백악관 측은 전했다. 백악관은 전날(현지시간) 중국을 방문한 설리번 보좌관과 왕 주임 겸 외교부장의 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양측은 향후 몇 주 내에 정상 차원의 전화통화를 계획하는 것을 포함해 열린 소통선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 간 통화는 지난 4월2일이 마지막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중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에 강력히 항의했으며, 러시아와 거래하는 중국 기업 등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도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중국은 미·중 군대 간 의사소통을 중단했다.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동한 뒤 양국 군사 소통 채널이 복원됐으며 지난 4월에는 18개월 만의 양국 국방장관 간 소통이 이뤄졌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