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허하라"…탈레반에 저항하는 아프간 여성들

한미희 2024. 8. 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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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은 최근 여성들이 집 밖에서 신체를 모두 가리는 것은 물론 목소리도 내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여성들은 큰 소리로 노래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저항하고 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부르카를 입고 소파에 앉은 여성도, 거울 앞에서 베일을 고쳐 쓰는 여성도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나를 집에 가뒀다'고 항의하고, '내 목소리는 나의 정체성'이라고 노래합니다.

여성은 집 밖에서 온몸을 가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목소리도 내지 못하게 한 탈레반 정부의 '도덕법'에 항의하고 있는 겁니다.

탈레반의 폭압을 피해 해외로 이주한 아프가니스탄 여성 운동가들도 목소리를 보태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정착한 난민 출신 태권도 선수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지지하는 싸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마르지에 하미디 / 태권도 선수> "'우리를 존재하게 하라' 해시태그에 동참해 주세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지지하고 목소리를 잃은 이들의 목소리가 되어주세요. 성 분리 정책에 맞서 싸웁시다. 성평등을 위해 싸웁시다."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 출신 언론인이자 여성 운동가 마시 알리네자드는 지하철에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리며 연대의 뜻을 밝혔고,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이 혐오스러운 것에 맞서 세계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2021년 8월 미군의 철수 이후 재집권한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해석해 여성의 교육과 활동을 제한해 왔고, 이번에 발표한 '도덕법'을 통해 아예 공식화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여성들에 대한 체계적인 학대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에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도덕법을 비판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여성 #저항_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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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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