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아버지도 응급실 뺑뺑이 돌다 돌아가셨다”…정부 향해 울분 터뜨린 민주당 김한규 의원

“끝까지 아버지 치료 애써주신 의료진 감사”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의료공백 사태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힌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정부는 의료상황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본인이나 가족들이 응급상황을 겪어봤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두 달 전에 지방에 계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거동을 하실 수 없게 됐다. 그 지역 병원에서는 치료를 못한다고 해 급히 응급차를 타고 서울로 모셨다”며 “여러 병원에 계속 확인했지만 응급실에 여력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고, 응급구조사도 요즘 이런 경우가 많아 방안이 없다고 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어서 들여보내 주지 않는 한 병원 앞에서 사정을 해 한참을 기다리다가 겨우 응급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며 “만일 그 시각에 응급 수술을 받지 못했다면 그대로 돌아가셨을 것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그 이후 병상을 떠나지 못하고 40여일만에 돌아가셨다”며 “그래도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자식으로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쉴 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도 응급 수술을 해주시고, 끝까지 아버님 치료를 위해 애써주신 의료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저희 아버지는 운이 좋은 사례”라며 “아마 많은 분들은 응급상황이 돼도 응급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사설 응급차를 50만원 주고 (병원을) 뺑뺑 돌다가 찾기는 찾았는데 이미 상태가 되게 악화된 상황이었다”며 “병원에서 돌아가시긴 했는데 아마 다른 분들은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답을 듣고 포기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의사 분들이 너무 지쳐 있는 게 보인다. 병원에다 화를 낼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이 분들은 휴가도 못 쓰고 계속 일하시고 계시더라”라며 “이분들의 불만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기들이 빠져 있다”고 의료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의사들은) 지금 상황에서 정원 늘리는 것 자체는 흐름이 됐기 때문에 막을 수 없는 건 안다”면서도 “‘당장 내년에 유급생들까지 포함하면 의대교수들이 교육 다 못한다. 그러면 정말 질적 저하가 이뤄질 수 있는데 이게 국민들한테 도움이 되느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최소한 지금이라도 합의하게 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야기한 대로 2026년부터라도 (의대 정원 증원을) 줄이는 게 의사들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그분들도 고려할 방안이라고 이야기하신 걸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