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배고프다"…무신사, '무탠다드' 더 힘준다
외국인 매출 급성장 하며 인기몰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공격적으로 키운다. 무신사는 올해를 오프라인 매장 확대 원년으로 정하고 더 빠르게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최대 실적을 낸 무신사지만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에는 해외 진출까지 나설 전망이다.
한남동서 외국인 공략
무신사는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14번째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스탠다드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는 30일 오픈한다.
이 매장은 이른바 '꼼데길'로 불리는 한남동 패션거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꼼데길은 6호선 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 사이의 이태원로를 일컫는 말이다. 한강진역 인근의 꼼데가르송 한남점을 시작으로 디젤, 구찌, 르메르, 헌터, 띠어리 등 유명 해외 패션 브랜드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 꼼데길에 국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가 매장을 내는 것은 무신사가 처음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한남 플래그십스토어는 서울 시내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홍대·강남·성수·명동) 5곳 중 최대 규모다. 전국으로 기준을 넓혀도 대구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무신사가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전체 건물을 통째로 매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이 매장이 첫번째다.
무신사는 상권 특성을 고려해 남성 상품인 무신사 스탠다드, 무신사 스탠다드 우먼, 무신사 스탠다드 스포츠를 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한다. 총 19개의 피팅룸을 설치했으며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 대표 공간인 '라이브 피팅룸'도 층마다 1개씩 배치했다. 라이브 피팅룸은 직접 고른 제품을 착용한 모습을 '숏폼'으로 찍을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컬러 조명, 미러링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무신사가 한남동에 대형 매장을 낸 것은 외국인 고객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서다. 무신사는 해외 13개국 고객에게 한국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무신사 글로벌'에서 무신사 스탠다드를 선보이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인지도가 조금씩 올라가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전체 외국인 고객 매출(택스프리 기준)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 외국인 고객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해 1월 무신사 스탠다드 서울 지역 매장의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은 15%였으나 7월에는 두 배 늘어난 30%에 달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의 경우 지난 7월 월간 매출에서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46%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홍대, 성수 등의 외국인 매출 비중도 30%에 달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외국인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디자인이 세련되고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효자 된 무탠다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의 자체 상표(PB) SPA 브랜드다. 고품질의 기본 캐주얼웨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는 콘셉트로 2017년 론칭했다. 티셔츠, 데님, 슬랙스, 블레이저 등 고품질의 기본 아이템이 고객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패션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론칭 초기에는 '위클리웨어'라는 무신사의 자회사가 제품을 생산했다. 2020년 위클리웨어의 매출액은 625억원, 영업이익은 7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11.5%에 달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성장세를 확인한 무신사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021년 위클리웨어를 흡수합병했다. 이후 무신사는 여성용인 무신사 스탠다드 우먼, 영유아 대상의 무신사 스탠다드 키즈, 스포츠웨어 무신사 스탠다드 스포츠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21년에는 첫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이처럼 무신사가 자체 SPA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은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무신사의 본업은 패션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판매하는 '플랫폼' 사업이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낸다. 여기에 자체 브랜드 판매로 수익원을 다변화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입점 브랜드들이 고가의 제품을, 무신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자체 제품을 선보여 고객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어야 해외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
실제로 무신사가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매출을 벌어들인 것도 무신사 스탠다드를 포함한 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무신사의 매출은 △상품 매출 △제품 매출 △수수료 매출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제품 매출은 무신사가 직접 전개하는 브랜드와 무신사가 재고 관리를 직접 담당하는 입점 브랜드의 매출을 합한 수치다. 무신사는 위클리웨어 합병 이후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 제품 매출에 무신사 스탠다드의 매출이 포함돼 있다.
무신사의 제품 매출은 2021년 위클리웨어 합병 후 2022년 1794억원으로 치솟았고 지난해에는 2605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지난해 무신사가 입점 브랜드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29.4% 늘어났는데, 제품 매출은 45.2% 증가하면서 무신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해외 진출까지?
무신사는 올해부터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SPA 브랜드 특성상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하길 원하는 고객이 많다는 데 착안한 전략이다. 또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면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무신사는 2021년 무신사 스탠다드 1호점을 홍대에 연 후 2022년 강남, 2023년 하반기 대구 동성로, 서울 성수와 부산 서면에 매장을 냈다. 지난해 말까지 5개였던 오프라인 매장은 올해 8월 말 기준 14개로 늘면서 매장 확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는 무신사가 올해를 '오프라인 매장 확대 원년'으로 삼고 쇼핑몰 등 유통 채널에 입점하는 '숍인숍' 전략으로 매장을 더 빠르게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문을 연 명동점(3월), 한남점(8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타임빌라스 수원(4월) △현대백화점 중동점(4월) △스타필드 수원(4월) △AK플라자 분당점(5월) △롯데몰 동부산(5월) △롯데백화점 센텀시티(7월) △갤러리아 광교점(8월)에 입점한 숍인숍 매장이다. 무신사는 10월 중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11월 여의도 IFC에도 숍인숍 매장을 연다.
무신사는 추후 무신사 스탠다드의 해외 공략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한남, 명동, 성수 등에 먼저 매장을 낸 것도 해외 진출에 앞서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또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가 지난 5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나면서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을 입은 점, 최근 열린 파리 올림픽 단복을 후원한 점 등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현재 국내 패션 플랫폼 중 경쟁자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성장했으나 추가적인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매출 확대와 해외 진출을 위해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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