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정 브리핑] 의대증원 못박은 尹 "전문의·PA간호사 중심 의료로 바꿀것"
기반 확충 등 향후 5년 10조 투자
"답은 현장에, 디테일에 있다" 강조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정부의 의료패키지 정책 고수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정 브리핑과 회견서 "지역·필수의료체계를 강화하는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역에 차별없이 공정하게 보장하기 위한 개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 의대 입학정원(연 3058명)에서 내년도 1509명의 증원을 확정한 데 이어 내후년부터 2000명 그대로 증원한다는 계획을 두고 의료계는 '철회', 야당과 한동훈 대표 등 여당에서까지 '유예'를 거론하지만 이를 일축하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의사 확충과 함께 교육, 수련 선진화에 만전을 기하겠다.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은 현재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의학교육 선진화 방안,전공의 수련체계 혁신 방안 등을 통해 좋은 의사가 많이 배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역의료 인프라 강화'를 위해 "권역 중추병원과 2차 병원, 필수의료센터를 육성하고, '지역인재 전형' 확대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만명 이상 전공의 사직·이탈과 간호법 제정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 전문의와 진료지원(PA)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고 못 박았다.
또 "상급종합병원은 경증 진료가 줄어들고, 중증·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 한편 "필수·지역의료 수가를 대폭 개선하겠다"며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편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의료인 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통해 피해자는 충분히 보상을 받고,형사처벌 특례를 도입해 의사가 소신진료를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이러한 의료개혁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과감한 재정투자에 나서겠다"고 했다. 건강보험 재정을 넘어 의료인력 양성 국가책임 강화와 지역, 필수의료 기반 확충에 향후 5년간 재정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질의응답에서 '의료인이 현장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 수개월째 누적돼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닌지, 의료현장 체감과 대통령실 메시지에 차이가 나는데 의사들이 복귀할 전향적인 메시지를 줘야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의대 증원에 대해 완강히 거부하는 분들의 주장을 말씀하고 계신 것 같다"며 "의료현장을 가보시는 게 좋겠다. 지역 종합병원을 가보시라"고 반론을 폈다.
윤 대통령은 "비상진료체계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지만, 현장의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 여러분이 헌신적으로 뛰고 계시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근본적 문제도 있지만 그건 우리가 의료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이지 그것 때문에 멈출 순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 차별 없는 국민 생명권·건강권 보장을 목표로 한다며 "답은 현장에, 디테일에 있다"고 했다.
뒤이어 '의료공백 장기화로 정치권에서도 2000명 계획을 고수할 게 아니라 규모 조정 등 타협점을 찾자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물음에도, 윤 대통령은 의사단체들이 37회 협의에도 의대 증원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자기 직책에 헌신하는 의사·간호사 분들을 많이 봤다. 정부도 노력하고 국민께서 강력히 지지해주시면, 의사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체제를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이런 우리 개혁과정을 통해 1·2·3차 병원 간 기능적 역할분담이 '건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응급실에 가보면 경·중증을 환자가 다 판단할 수 없지만 50% 정도는 우선 응급 조치를 해야 할 분들, 나머지는 2차나 1차 병원에서 해도 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으로 문제다. 지방에 종합·공공병원 가보면 응급실 의사가 없는 건 원래부터 그랬다"며 현 정부 정책으로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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