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말해주오, 장애는 극복이 아닌 공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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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연(김재화)은 정치부 기자로 일하며 멋진 커리어를 쌓았고 높은 도약을 꿈꿨다.
기자의 꽃이라 불리는 정치부에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면 일했던 상연은 사회적으로 강자에 가까웠다.
딸 지수는 온통 지우에게 쏠려있는 부모의 관심에 "나도 장애인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로 상연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영화는 실제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였고 발달장애 자녀의 부모인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원작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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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상연(김재화)은 정치부 기자로 일하며 멋진 커리어를 쌓았고 높은 도약을 꿈꿨다. 기사를 내리라는 국회의원의 압박에 되레 고함을 칠 정도로 강단이 있고, 정치를 해보라는 국회의원의 권유에 "권력은 갖는 것보다 까는 맛이죠"라고 호탕하게 받아칠 줄 아는 여자다. 기자의 꽃이라 불리는 정치부에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면 일했던 상연은 사회적으로 강자에 가까웠다. 출산을 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쌍둥이 남매를 낳고 두 아이가 유치원생이 됐을 무렵, 아들 지우(빈주)가 (자폐성)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는다. 그 순간 그녀의 세상은 강자가 아닌 약자 쪽으로 전복됐다.
'그녀에게'(각본/감독 이상철)는 장애아 이야기를 소재로 하되, 그를 보살피는 엄마에게 집중하는 영화다. 엄마가 견뎌내는 불편한 시선들에 대해서다. 상연은 원하는 대로 살아왔다. 원해서 기자가 됐고, 원해서 결혼을 했고, 원해서 임신을 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던 일이 그의 삶에 균열을 낸다. 아이의 장애다. 아이의 장애는 모든 부모에게 뼈아프고 애틋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감내하는 일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쉽지 않다.
상연의 두 손을 잡고 힘듦을 이해한다던 지우와 같은 특수반 학부형은 오래 지나지 않아 상연과 지우를 무섭게 쏘아본다. 잘 적응시킬 수 있다며 온화하게 미소 짓던 지우의 학교 선생님은 어느 날 특수 학교 전학을 권유하며 상연에게 언성을 높인다. 정작 지우로 인해 가장 고된 건 상연이지만 그는 다른 이들처럼 회피할 수도 없다. 상연은 한밤중에 침대를 똥 범벅으로 만들어놓은 지우를 바라보며 "너 때문에 내 인생 저당 잡혔어"라고 말한다. 딸 지수는 온통 지우에게 쏠려있는 부모의 관심에 "나도 장애인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로 상연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중증 장애에 대한 부족한 사회 제도와 편견, 그것을 겪는 부모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녀에게'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편한 시선들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특히 '그녀에게'를 볼 때 마음이 더욱 일렁이는 이유는 실화에 기반한 현실성 때문이다. 영화는 실제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였고 발달장애 자녀의 부모인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원작으로 했다. 류승연 작가는 각색 작업에도 참여해 영화에 사실성과 진정성을 더했다.
'그녀에게' 속 시간 배경은 2009년부터 2019년이다. 10여 년에 걸친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의 변화를 담고 있다. 상연 역의 김재화는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까지 인물의 변화를 별다른 특수 분장의 도움 없이 오롯이 연기로 보여준다. 섬세한 표정과 어투의 변화로 상연의 10년의 세월을 세밀하게 형상화한다. 상연이 김재화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데뷔 20년 차 배우의 내공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녀에게'는 오는 9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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