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글로벌 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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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감(龜鑑)이란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을 의미하는데, 이 단어는 고대에 매우 귀하게 여겨졌던 거북(龜)의 등껍데기와 거울(鑑)에서 유래하였다.
중국 은나라에서는 거북의 배에 불을 붙여 반대편 등에 생기는 균열을 통해 국가의 길흉을 점치는 습속이 있었고, 거울은 자신을 비추어 스스로를 살피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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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감(龜鑑)이란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을 의미하는데, 이 단어는 고대에 매우 귀하게 여겨졌던 거북(龜)의 등껍데기와 거울(鑑)에서 유래하였다. 중국 은나라에서는 거북의 배에 불을 붙여 반대편 등에 생기는 균열을 통해 국가의 길흉을 점치는 습속이 있었고, 거울은 자신을 비추어 스스로를 살피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귀감이 된다는 것은 타인이 나에게서 교훈을 얻어 자신을 성찰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는 더없이 영예로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국가 간에도 귀감이 되는 사례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후 재건 사업의 일환으로 '한강의 기적'을 교과서에 수록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다. 과거 아시아의 '어느 나라' 정도로만 알려졌던 한국이, 이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농경국가였으나, 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거쳐 현재는 세계의 선진 모델 국가가 되었다. 한국의 경험은 우크라이나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교과서에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식민 지배와 6·25전쟁으로 최빈국으로 전락했던 한국이 어떻게 이러한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국민이 '함께 잘살아보자'는 새마을운동과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공적개발원조(ODA)가 있었다. 광복 이후 1990년대 후반까지 제공받은 127억달러에 달하는 원조는 한국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고, 그 결과 1948년 50달러에 불과하던 1인당 국민소득(GNI)이 2017년에 3만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2010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로부터 선진 공여국으로 공식 인정받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제 한국은 주요 원조 공여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2년 개최된 '서울 ODA 국제회의'에서 머티어스 코먼 OECD 사무총장은 "한국은 세계 경제를 이끄는 나라로서 성공적인 공여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특히 경험 공유를 통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견해를 좁힐 수 있는 국가로, 글로벌 위기 속 한국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14위에 해당하는 31억3000만달러의 ODA를 제공했으며, 6월에 개최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우리의 개발 경험을 참가국들과 공유하며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서 위상을 보여주었다.
행복도시 세종을 건설 중인 행복청도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행복도시를 미래의 도시 모델로 삼고 배우고자 행복청 문을 두드리고 있는바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등 4개국과 MOU를 체결하고 전문가 파견, 현지 공무원 초청연수 등을 통해 관련 지식 전수와 함께 ODA 사업도 추진 중이다.
미국 32대 대통령 부인이자 인권운동가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말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말보다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도 이전 등 도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행복도시 건설 경험'을 전수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중요한 기여이자 진정한 귀감이 될 듯싶다.
[김형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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