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출신을 은행 이사로 뽑을 수 있는 곳은?

박은경 2024. 8. 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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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은 결국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척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다른 은행에서도 공무원이나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비상임이사를 통해 농협중앙회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의 경우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디"면서 "자율성을 존중해 이사회에 개입하기는 어렵지만,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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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분리 12년 지났어도 제 머리도 안 깎는 농협중앙회 논란
현 조합장이 은행 임추위원 맡아 "이사회 독립성 훼손" 지적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농협은행은 결국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농협은행은 최근 국내 은행 중에서 처음으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사회가 사실상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신뢰를 스스로 져버렸다는 얘기다. 대통령실 전 행정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스스로 관치·정치의 똥바가지를 뒤집어썼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2012년 신용·경제 부문 분리(신경분리)를 한지 12년이 지났지만, 이사회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위원에는 중앙회의 몫으로 현 농협중앙회 조합장이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

농협은행 본점 전경 [사진=NH농협은행]

지난 23일 농협은행은 임추위를 열고 장인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장 이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사회수석실과 시민사회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제척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다른 은행에서도 공무원이나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 출신은 드물다. 장 이사도 지난해 5월 이후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현 정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와 친분이 있다고 정부의 생각을 대변하거나 전달하는 것만은 아니지만, 대통령실 출신 관계자가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로 내정된 건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독립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사회 독립성을 훼손하는 또 다른 우려는 인사권을 가진 임추위원이 농협중앙회 현 조합장이라는 점이다. 농협은행 임추위는 차경욱·함유근 사외이사와 서석조 비상임이사로 구성됐다. 이중 서석조 비상임이사는 현재 북영덕조합장이다.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에 비상임이사 조합장을 선임하는 관례는 늘 논란이 있었다. 비상임이사를 통해 농협중앙회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서다.

농협의 설립 취지 등을 고려했을 때 조합장이 비상임이사로서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최근엔 금융업의 독립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농협금융 계열사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중앙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독자적인 인사 시스템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의 경우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디"면서 "자율성을 존중해 이사회에 개입하기는 어렵지만,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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