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19살 아들 숨졌는데…회사도 경찰도 사인 입 닫았다

천경석 기자 2024. 8. 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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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을 하늘을 아들과 더는 볼 수 없습니다. (아들이) 죽었는데 왜 기업은, 책임자는 처벌받지 않습니까. 사망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분하고 억울한 죽음, 산재 승인돼야 합니다."

전주페이퍼 전주공장에서 설비를 점검하다 숨진 10대 노동자 유족이 산업재해 조사를 통해 죽음의 원인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유족들은 유해가스에 의한 사망을 의심하며 회사에 조사와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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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산재 신청…“죽음 원인 밝혀달라”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29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6월 입사 6개월 만에 전주페이퍼 전주공장에서 숨진 19살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천경석 기자

“이런 가을 하늘을 아들과 더는 볼 수 없습니다. (아들이) 죽었는데 왜 기업은, 책임자는 처벌받지 않습니까. 사망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분하고 억울한 죽음, 산재 승인돼야 합니다.”

전주페이퍼 전주공장에서 설비를 점검하다 숨진 10대 노동자 유족이 산업재해 조사를 통해 죽음의 원인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29일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와 전북노동권익센터 등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복지공단은 전주페이퍼 청년노동자의 사망사고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하라”고 밝혔다.

이날 유족과 노동단체는 전주페이퍼에서 숨진 19살 노동자 ㄱ씨의 산재를 신청했다. 가스 누출 의혹이 사실인지 산재 신청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전남의 한 직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던 ㄱ씨는 지난해 11월 이 공장으로 현장실습을 나온 뒤 다음달부터 생산팀에 입사해 일해왔다. 지난 6월16일 아침 7시45분 ㄱ씨는 동료들과 아침조회를 마친 뒤 8시께 홀로 배관 점검 업무에 나섰다.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아 동료들이 ㄱ씨를 찾아 나섰고, 9시15분 심정지 상태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ㄱ씨를 발견해 병원에 이송했지만 숨졌다.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유족들은 유해가스에 의한 사망을 의심하며 회사에 조사와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은 회사 앞에서 단식 농성도 진행했다.

당시 합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회사는 고인이 일한 현장을 대상으로 작업환경조사를 진행했다. 1차 조사에서는 황화수소가 대량 검출됐고, 2차 조사에서는 소량 검출됐다. 회사 쪽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보상·장례 절차 등에 합의했다.

유족은 회사가 사망 원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도 수사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를 유가족에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유족의 입장을 전하고 있는 김현주 전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대표는 “시간이 흘렀지만 유족은 부검 결과지를 받지 못했다. 법 위에 인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현장을 만드는 데 모두가 함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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