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웰' 생산 차질 선그은 엔비디아…HBM 수요 공백 우려 해소

장민권 2024. 8. 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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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 HBM3E 이미지. SK하이닉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큰 손' 엔비디아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의 생산 시점을 올 4·4분기(11월~2월)로 밝히면서 HBM 수요 공백 우려가 해소될 전망이다. HBM3E(HBM 5세대)가 16개나 탑재되는 블랙웰 생산 차질은 D램 제조사의 공급 물량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HBM3E 8단을 먼저 공급한 SK하이닉스가 치고나간 가운데 삼성전자도 업체 최초 개발한 12단 제품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엔비디아향 물량을 따내기 위한 D램 업계의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4분기 블랙웰 양산 못박은 엔비디아
2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025회계연도 2·4분기(5~7월) 실적 컨퍼런스콜 및 언론 인터뷰를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을 올 4·4분기(11월~1월) 양산한다고 밝히며 생산 차질 우려를 일축했다. 엔비디아가 블랙웰 'GB200' 생산 과정에서 결함을 발견해 예정보다 출시 일정이 3개월 가량 밀려 내년 1·4분기까지는 대규모 출하가 어렵다는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설계가 아닌 디자인 측면의 작은 오류로, 현재는 이를 해결해 고객사에 블랙웰 샘플을 보냈다는 설명이다.

황 CEO는 블랙웰 양산 시점을 올 4·4분기로 못박으며 내년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블랙웰로 회계연도 1·4분기(2025년 3~5월)부터 엔비디아의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4·4분기 블랙웰로 올리는 매출만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쳤다.

특히 현재 주력 제품인 '호퍼' 기반 GPU 수요도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블랙웰의 고객 인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더라도 호퍼를 통해 엔비디아의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 생산 차질 우려를 진화하면서 HBM 수요 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웰 시리즈는 개별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인 차세대 HBM 제품인 HBM3E가 다수 탑재된다. B100·B200에는 8단 HBM3E가 각각 8개씩 들어가며, B200 2개에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이어붙인 GB200에는 12단 HBM3E가 16개나 적용된다. 경량화 버전인 B200A에도 4개의 HBM3E가 쓰인다.

HBM3E 물량 확보 경쟁 심화
D램 업계는 엔비디아발 악재 해소를 반기고 있다. 블랙웰 시리즈가 예정대로 생산되지 않을 경우 HBM 공급량 축소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GPU에 필수 탑재되는 HBM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D램 3사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3사는 블랙웰 출시에 대응해 HBM3E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향 8단 HBM3E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엔비디아에 12단 HBM3E 샘플을 전달한 데 이어 올 3·4분기 양산 및 4·4분기 대규모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엔비디아에 HBM3(HBM 5세대) 공급을 시작한 가운데 연내 HBM3E 퀄 테스트 통과 후 납품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론은 HBM3를 건너뛰고 HBM3E 양산 직행길을 택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정면 승부를 예고한 상태다.

공급 과잉 우려가 잦아들며 HBM 생산능력(캐파) 경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고객사와 협의가 완료된 HBM 물량을 전년 대비 4배 가량 키운다. 또 업계 선도 캐파를 목표로 내년 생산능력은 올해보다 2배 늘린다. SK하이닉스도 내년 HBM 출하량을 올해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딛고, 올해 1·4분기(영업익 2조8860억원), 2·4분기(5조4685억원) 연달아 실적 대박을 터뜨린 것은 HBM3 대규모 납품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며 "엔비디아향 HBM3E 물량 확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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