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동네 소셜클럽"…'리뉴얼' 이마트 죽전점의 노림수는

김지우 2024. 8. 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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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리뉴얼…'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재개장
임대 매장 확대…유명 브랜드·음식점 입점
가족 고객 겨냥…"휴식·체험·쇼핑 결합"
이마트 죽전점 /사진=김지우 기자 zuzu@
"매일 1시간의 여유, 우리 동네 소셜클럽이라는 콘셉트로 고객들에게 장보기가 휴식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

19년 전 오픈한 이마트 죽전점이 5개월 간의 리뉴얼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기존 판매시설 중심에서 '그로서리'를 강화한 쇼핑공간에 다양한 음식점, 문화 체험공간을 더했다. '휴식-체험-쇼핑'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마트 모델’을 시험하겠다는 의도다. 

싹 바꿨다

29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이마트 죽전점. 이 매장은 이번 리뉴얼을 마치면서 명칭을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바꿨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과감한 공간 혁신을 시도했다.

우선 직영판매 매장보다 임대매장 비중을 늘렸다. 기존에는 총 6000평(1만9800㎡) 중에 직영매장 3800평(1만2540‬㎡)과 임대매장 2200평(7260‬㎡)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번엔 직영매장을 2300평(7590㎡)으로 40% 줄인 반면, 임대매장을 3700평(1만2210㎡)으로 70% 확장했다. 

고객들이 특화공간 전체를 쾌적하면서도 아늑한 하나의 ‘소셜 클럽’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는 54개 유명 브랜드 매장이 새롭게 입점했다. 이 중 15개는 이마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점포들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전 이마트 죽전점) 1층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사진=김지우 기자 zuzu@

판매시설을 촘촘히 배치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핵심 공간을 고객들에게 온전히 제공하고 그 공간을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채웠다. 

실제로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1층에 보이는 매장은 스타벅스, 영풍문고, 올리브영, 골프존 등이었다.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매장을 전면 배치한 셈이다. 이마트는 매장 1층을 특화공간으로 정했다. 서점과 카페 등을 배치해 고객들이 편히 머무르며 쉴 수 있는 라운지 가구와 각종 행사∙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스테이지’로 구성했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 매장 좌석은 숍인숍에서 볼 수 없던 규모로 구성했다. 스타벅스 매장을 기존 30평 규모에서 130평으로 확대했다. 좌석 수는 150석에 달한다. 실제로 이날 스타벅스 매장엔 쇼핑 전후 휴식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타깃은 '패밀리'

기존 이마트 죽전점은 전국 이마트 131개 매장 중 최상위 매출을 내는 매장이었다. 특히 지역 특성상 가족 단위 고객이 주 고객층이었다. 이마트 죽전점은 2005년 오픈해 19년 간 운영해왔던 만큼 지역 고객들에게 친숙한 공간이다. 이마트는 이런 이마트 죽전점을 일종의 '테스트 베드'로 삼기로 했다.

서혁진 스타필드 마켓 죽전 점장은 "경기 동남부를 아우르는 죽전점이 리뉴얼한다는 소문이 지역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기대감을 받기도 했지만 굳이 왜 죽전점을 리뉴얼하냐는 반응도 여럿이었다"며 "(이번 리뉴얼을 통해) 10대 이하의 자녀를 둔 가족 단위의 패밀리 수요가 많은 곳이라는 점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장보기를 휴식으로 만드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이 되겠다는 포부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 죽전을 쇼핑을 하지 않아도 방문할 만한 매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우선 키즈공연, 문화클래스 등을 정기 운영한다. 이날 1층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과 협업한 팝업공간이 운영 중이었다. 미취학 자녀를 둔 고객에겐 유익한 체험공간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16개월 자녀와 방문해 사진을 찍던 김 모(35)씨는 "매장이 노후했고, 아이와 놀 공간이 없었는데 리뉴얼하면서 이렇게 즐길거리가 생겨서 매우 좋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 있는 매장들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놀이시설인 '챔피온 블랙벨트'도 마련됐다. 또 아이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인 '키즈 그라운드'도 조성했다. 키즈 브랜드와 여성패션 브랜드 매장을 나란히 배치해 효율적인 쇼핑이 가능해보였다. 같은 층엔 미용 관련 매장이 들어서 있다. 자녀가 놀이 공간에 머무는 동안 부모 고객은 다른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전략이다.

'유아휴게실'도 신경 썼다. 이곳엔 소파와 아기 전용 의자부터 이유식 등을 데울 수 있는 전자레인지 등이 비치돼 있다. 또 프라이빗한 모유 수유실과 기저귀 교체실로 구성돼 있다.

또 기존 죽전점이 스포츠 카테고리 매출이 높았던 만큼 스포츠 매장에도 힘을 줬다. 2층에 입점한 스포츠 용품 판매점 '데카트론'은 이강인이 찼던 축구공부터 하이킹배낭, 신발, 무릎보호대 등을 판매한다.

용인시 기흥구에 거주하는 정 모(52)씨는 "평소 스포츠용품에 관심이 많아 데카트론에 오기 위해 방문했다"면서 "원래 데카트론은 분당 야탑에 있어서 거기까지 가야 했는데 가까이에 매장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제일 중요한 '먹거리'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는 유명 F&B 매장들도 입점했다.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유명 도넛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 성수동의 인기 경양식 전문점 '요쇼쿠', 도곡동의 유명 샤브 전문점 '선재', 중식을 도시적으로 재해석한 캐주얼 중식 전문점 '스타청담', 오랜 전통의 회전스시 전문점 '갓덴스시' 등이 있다.

이날 오후 12시경 각 F&B 매장엔 대기줄이 이어졌다. 매장당 최소 10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여기에 가족 단위 고객 수요를 고려해 패밀리 레스토랑 뷔페인 '애슐리퀸즈'도 입점했다. 

29일 스타필드 마켓 죽전 F&B 매장에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지하 1층 마트 쇼핑 코너에는 '그로서리'가 핵심이었다. 그로서리존에는 신선식품 및 델리 상품 140여 종을 추가해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일상 장보기에 최적화된 공간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6480원짜리 '어메이징 완벽치킨', '어메이징 회국수', '벤토스시'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내세웠다.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간편한 델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그랩앤고(Grab&Go)' 코너는 9m로 확대해 매장 입구편에 배치했다. 새롭게 구성된 블랑제리 전용존에서는 점포에서 직접 반죽해 만든 수제 식빵과 베이글 등을 선보였다. 남호원 이마트 델리신선가공담당은 "오늘의 식사거리를 고민하며 방문한 고객들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33m에 달하는 축산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화식한우, 바비큐, 미식돼지 등 프리미엄 축산물부터 '후레쉬팩', '슈퍼 세이브팩' 같은 가성비 덩어리육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또 시즌에 맞춘 수산물을 선보이고 있었다. 이날 전어회 행사에는 약 20여 명의 고객이 줄을 서서 매장 통로를 메웠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 지하 1층 그로서리 매장 /사진=김지우 기자 zuzu@

가격경쟁력도 챙겼다. 신선 매장 한복판에는 ‘홀세일존’을 마련, 대용량 초저가 상품을 정상가 대비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외 카테고리 매대마다 인기 상품을 묶어 ‘슈퍼 프라이스존(Super Price Zone)’을 마련했다. 상시 저가 전략을 펼치겠다는 취지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배후 상권과 고객 수요를 면밀히 분석하여 대형점을 중심으로 스타필드 마켓으로의 전환을 점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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