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에 간 이근호, 갑자기 심각해졌다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한 축구 선수 이근호가 어제(28일) 오랜만에 축구장에 나타났다.
이근호가 등장한 곳은 목동종합운동장.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포착됐다. 그런데 표정이 조금 심각하다.
갑자기 목동에 나타나 왜 이토록 진지할까?
이근호의 목동행엔 '후배들'이 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후배들을 향한 애정'이 깔려있다.
현재 목동종합운동장에선 서울특별시축구협회와 사단법인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가 공동주최하는 '서울 EOU컵 U-19 국제축구대회'가 펼쳐지고 있는데 이근호는 이 대회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국제친선대회라는 명칭을 넘어 19세 이하 대표팀이 내년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앞두고 당장 다음 달 아시안컵 예선을 대비한 모의고사를 대비한 의미가 있다.
더욱이 참가국엔 현재 피파 랭킹 1위, 아르헨티가 포함돼 있어 제대로 실력을 평가해 볼 기회다.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4개국이 풀리그로 경기를 펼쳐 우승팀이 결정된다.
■ 피파 랭킹 1위, 아르헨티나도 찾은 대회. 이근호는 왜 실수를 강조하나?
대회 개막일 우리나라와 태국의 1차전 현장을 찾은 이근호는 기자와 만나 해설위원으로서 총평해달란 질문에 "좀 더 과감했으면 좋겠다." 라고 답했다. "아직은 어리니까 실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골이 곧 패배로 연결될 수 있는 승부의 세계에서, 그래서 작은 실수로 용납될 수 없는 냉혹한 그라운드에서 이게 무슨 말인가.
실수하길 바란다…. 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이근호는 "실수를 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재차 설명했다.
"우리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잘하고 있는데 실수할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현재 나이에선 이런 모습을 피해야 합니다. 지금 최종 선발전이 끝난 것이 아니어서 조금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릴 땐 실수를 많이 해야 옳은 방향으로 교정이 빨리 된다고 할까요? 무엇이 틀린 것인지 정확히, 그리고 빨리 알 수 있게 됩니다. 공격적으로, 수비적으로, 빌드업도 그렇고 과감하게 실전에서 시도해봐야 수정이 될거에요."
그렇다면 과거 19세 이근호가 경험했던 태국과 지금 후배들이 맞붙고 있는 태국의 수준은 어떨까?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의 축구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우리나라도 유럽파들이 많이 생기고 수준이 전체적으로 올라갔듯이 동남아 국가, 중동 국가들 수준도 그렇고 축구 자체가 유럽으로 접할 수 있는 시대여서 전반적으로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전술적으로도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우리가 느꼈잖아요. 어떤 팀과 하더라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경기에서 쉽게 이기지 못하는 가능성이 이젠 과거보다 더 높아진 거죠."
"다만 성인대표팀보다 지금 보시는 19세 대표팀처럼 어린 연령대에선 수준 차의 간극이 확 좁혀졌다는 느낌은 없어요. 아직 확실히 우리 선수들이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어요. 다만 전체적으로 여전히 우리 선수들이 좋은 건 사실인데 축구 자체가 세련됐지만 파워풀한 부분은 예전보다는 덜한 느낌이에요."
이근호는 태국이 과거보다 확실히 변화된 건 자신감 부분에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원래 테크닉이 좋았습니다. 지금도 보시면 테크닉이 좋잖아요? 그런데 그걸 떠나서 태국 선수들이 예전엔 한국과 경기를 한다고 하면 조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부분이 없어요. 자신 있어 하는 것 같아요."
이근호는 경기 내내 이렇게 진지하다 못해 심각한 표정으로 한순간도 그라운드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경기를 지켜봤다.
더는 축구선수로 그라운드에서 뛰진 않지만, 마음으론 전후반 90분 풀타임을 뛰고 추가시간까지 함께하고 있는 이근호는 대회 내내 모든 경기를 함께하며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19세 이하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예상대로 태국을 4대 1로 이기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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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미 기자 (jj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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