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군 서원철폐령 피한 포항 '용계정' '분옥정' 보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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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에 있는 조선시대 정자 '용계정'과 '분옥정'이 보물로 지정됐다.
1696년에 세원진 용계정은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 덕동마을 여강 이씨 집성촌에 있는 정자다.
1871년 서원 철폐령이 내려지자 주변에 담장을 쌓고 옛 현판을 달아 정자로 보전할 수 있었다.
분옥정은 '구슬을 뿜어내는 듯한 폭포가 보이는 정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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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가치와 자연 경관과 조화 인정"
경북 포항시에 있는 조선시대 정자 '용계정'과 '분옥정'이 보물로 지정됐다. 자연경관과 조화를 꾀한 조선 후기 건축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들이라고 29일 국가유산청이 설명했다.
1696년에 세원진 용계정은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 덕동마을 여강 이씨 집성촌에 있는 정자다. 주변 경치를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된 2층의 누마루(다락처럼 높게 만든 마루)가 있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일(一)자형 건물이다. 완공 당시엔 정면 3칸이었다가 1778년에 정면 5칸으로 증축했다.
당초 여강이씨 후손들의 수양 공간으로 활용했으나 1779년에 용계정 뒤편에 서원의 사당인 세덕사를 건립하면서 '연연루'라는 현판을 달아 서원의 문루 역할을 했다. 문루는 아래에는 출입하는 문을 내고 위에는 마루를 만든 건물이다. 1871년 서원 철폐령이 내려지자 주변에 담장을 쌓고 옛 현판을 달아 정자로 보전할 수 있었다. 바로 아래는 덕연 계곡이라고 불리는 용계천이 지나가고, 명승으로 지정된 덕동숲이 주변을 감싸고 있어 경북 지역의 대표 명소로 꼽힌다.
자연과 조화 추구한 조선 후기 건축미
분옥정은 '구슬을 뿜어내는 듯한 폭포가 보이는 정자'라는 뜻이다. 유학자 돈옹 김계영(1660~1729)을 기리기 위해 1820년에 건립됐다. 분옥정은 정(丁)자 형으로 지어졌는데 계곡을 조망할 수 있도록 윗부분에는 누마루를, 아랫부분에는 온돌방을 배치했다. 절벽 위에 건물이 세워져 있어 올려보는 정자의 경관이 웅장하고,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계곡과 암벽의 경치도 뛰어나다. 추사 김정희 등 문인이 남긴 현판을 비롯해 각종 문헌에도 분옥정 관련 기록이 남아 있어 가치가 크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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