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반복되는 딥페이크 성범죄, 국가도 공범이다"

우지은 기자 2024. 8. 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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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가 나이와 직업을 가리지 않고 초등학생, 중학생, 군인 등을 대상으로 일어난 가운데, 여성 시민단체와 대학생단체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서페대연)는 29일 오후 2시30분께 서울 강남구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철저한 진실 규명과 가해자 처벌,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에 나서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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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강남역 10번 출구 앞 기자회견 열고
정치권 향해 진상 규명, 가해자 처벌 촉구
피해 여성을 탓하는 사회 분위기도 지적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앞에서 열린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의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여성 시민·대학생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2024.08.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성가현 인턴기자 =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가 나이와 직업을 가리지 않고 초등학생, 중학생, 군인 등을 대상으로 일어난 가운데, 여성 시민단체와 대학생단체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서페대연)는 29일 오후 2시30분께 서울 강남구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철저한 진실 규명과 가해자 처벌,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에 나서라"고 외쳤다.

흰색 가면을 쓴 채 발언에 나선 서울여성회와 서페대연은 정부와 정치권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이번 사건의 주범 중 하나"라며 "소라넷부터 n번방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외면하고 변명하다가,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나서야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임시방편으로 일관해 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시도하고 여성과 안전 예산을 없앴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앞에서 열린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의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여성 시민·대학생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가면을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4.08.29. scchoo@newsis.com

여성을 탓하는 성차별적인 사회 분위기도 비판했다.

서울여성회와 서페대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 규모를 밝히고 가해자를 처벌하기보다,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조심하라고 말한다"며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를 조심시키던 낡은 생각이 부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딥페이크 성범죄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같은 교실에 있는 동급생이, 같은 과 친구가, 단체소통방의 구성원이 나를 '능욕'하려고 했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여성들은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내몰린다"고 지적했다.

또 "딥페이크 성범죄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의 가족, 나의 동료의 문제이며, 우리 사회의 신뢰를 훼손하는 가장 반인권적이며 반사회적인 범죄"라고 강조했다.

발언을 마친 이들 단체는 흰색 가면을 벗어서 흰색 상자에 던졌다. 성인 여성의 허리께까지 오는 큰 흰색 상자에는 불꽃 그림이 붙었고, '너희는 우리를 능욕할 수 없다' '자유의 쓰레기통'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들은 가면을 벗어던지면서 "성 착취 구조 불태우자" "여성을 모욕하는 사회를 불태우자" "피해자 탓하는 구조를 불태우자"고 목소리 높였다.

해당 퍼포먼스는 1968년 열린 미스 아메리카 대회 때 미국 페미니즘 단체가 자유의 쓰레기통을 향해 여성 억압의 상징인 브래지어, 하이힐 등을 집어던진 퍼포먼스를 재연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앞에서 열린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의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여성 시민·대학생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8.29. scchoo@newsis.com

이날 뉴시스 취재진은 기자회견이 이어지는 동안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의 시민 10여 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시도했다. 하지만 모두 "별 생각이 안 든다" "딥페이크 처음 들어본다" "시사에 관심이 없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나" "됐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여성의 사진을 나체 사진이나 영상에 합성하고 이를 유포, 심지어 피해자를 협박하는 범죄를 말한다.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에 관련 글이 올라오며 공론화됐다.

경찰은 22만여 명이 참여한 불법합성물 제작 텔레그램 채널을 내사 중이다. 27일에는 40만명이 참여하는 유사 텔레그램 채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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