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명령부터 공습경보까지…텔레그램, 우크라엔 전쟁통 생명줄

이신영 2024. 8. 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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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공습경보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텔레그램을 확인한다.

우크라이나인들은 텔레그램으로 러시아가 어떤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언제쯤 밖으로 나가도 안전한 지 등을 공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텔레그램에서 '살고싶다'는 채널을 개설해 러시아군이 망명을 요청할 수 있도록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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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후 사용 급증…러시아에도 중요한 소통 수단
지난 26일 러시아 공습으로 키이우 지하철역에 피신한 우크라이나 주민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으로 이날 러시아의 공습 소식을 전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공습경보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텔레그램을 확인한다.

러시아 젊은이들은 텔레그램으로 군의 징집을 피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군인 가족들은 남편과 아들을 집으로 돌려달라는 시위를 조직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처럼 텔레그램이 전쟁 중인 양국에서 전투 명령을 하달하고 공습경보를 알리는 등의 역할을 하면서 필수적인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았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로서는 텔레그램이 일종의 '생명줄'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은 텔레그램으로 러시아가 어떤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언제쯤 밖으로 나가도 안전한 지 등을 공유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종종 죄수 교환이나 정부 개편 소식 등을 텔레그램으로 가장 먼저 전한다.

국영 철도회사는 러시아 공습으로 폭격을 당한 마을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데 텔레그램을 활용했고, 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공격 영상을 공유하거나 드론 등을 구매하기 위한 모금 채널로도 사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텔레그램에서 '살고싶다'는 채널을 개설해 러시아군이 망명을 요청할 수 있도록도 하고 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독립언론 지원 비영리단체 인터뉴스에 따르면 2021년까지만 해도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우크라이나인이 20%에 불과했지만,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해 11월에는 70%까지 급증했다.

분석그룹 딥스테이트의 공동 설립자 로만 포호릴리는 "텔레그램이 전쟁에서 중요한 정보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이 중요하기는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텔레그램은 러시아인들이 전쟁 관련 소식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창구다.

페이스북이나 엑스(X·옛 트위터)는 진작에 사용이 차단됐고, 유튜브 속도를 늦추는 등의 규제 조치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 텔레그램은 아직은 규제 대상이 되지 않았다.

텔레그램은 또 전쟁으로 인한 군과 민간의 사상자 수를 확인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채널 역할도 하고 있다.

FT는 텔레그램이 이처럼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 콘텐츠 검열이 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보안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익명의 사용자가 운영하는 일부 채널은 종종 허위 정보를 게시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의 정보 정책을 감독하는 위원회 위원장인 미키타 포투라이예프는 텔레그램이 러시아 보안 기관의 영향을 받고 있을 수 있는 만큼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온라인 범죄 공모 혐의로 기소된 점도 이런 우려를 더했다.

FT에 따르면 두로프의 체포 소식에 러시아 군 분석가와 정치인들은 러시아군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안전한 메신저 서비스가 없다는 점을 한탄했다.

전직 러시아 국방부 관리가 만든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는 130만명의 구독자에게 "두로프의 체포가 러시아군의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는 기폭제가 된다면 매우 슬프고도 우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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