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 금융노조 내달 25일 총파업 예고… "저출생 문제 해결"
금융산업 노동자들이 2년 만에 거리 위에서 머리띠를 두른다. 핵심 요구사항은 '주 36시간, 주 4.5일제 도입'이다. 노조는 내달 '2024 임단협 성실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같은 달 25일 전체 조합원들이 사업장을 떠나 세종대로에 집결하는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호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총장이 주 4.5일제 도입을 강조했다. 그는 "자녀 양육 등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 양육하기 좋은 노동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를 통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생 문제를 금융산업이 선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조합원 대상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률 95.06%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 참여율은 70%다.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압도적 가결은 금융노동자의 요구가 정당한 점, 사용차 측의 오만에 대한 분노 등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이번 총파업은 주 4.5일제를 위한 최초의 산별 총파업이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노조는 2022년부터 4.5일제 시행을 요구했다.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금융노조가 요구한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은 총 25개다. 그중 핵심 요구사항은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등 노동시간 단축 ▲비정상적 근무시간 정상화(오전 9시→오전 9시30분) ▲금융의 사회적 책임·역할 강화 ▲본점 이전 계획 통지의무 및 본점 등 이전 또는 폐지 시 노동조합화다.
김태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여성위원장은 "금융노조 노동시간 단축은 국가적 최대 난제인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라며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18년간 380조원 규모 관련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며 "부모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자녀에게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쏟을 수 없는 환경에서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이란 카드를 꺼냈지만 시중은행의 참여, 은행권을 향한 부정적 여론은 노조가 넘어야 할 산이다. 2022년 총파업 당시 5대 은행 중 우리·NH농협은행 노조는 간부를 중심으로 총파업에 참여했다. 고연봉, 횡령 등으로 최근 은행권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점도 과제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별노조 중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이 몇개 되지 않는다"며 "주 4.5일제가 금융산업을 시작으로 전 산업에 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행 시간 단축으로 고객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침 영업시간 30분 단축으로 고객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막연한 우려 같다"며 "고객이 몰리는 시간은 주로 오전 10시부터, 그리고 오후에는 2시부터 4시까지"라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2022년 실태조사 결과 영업점 방문 고객 중 44%가 영업점을 전혀 방문한 적이 없거나 일년에 한두 차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노조는 9월4일 서울 은행연합회 앞에서 '2024 임단협 성실교섭 촉구 결의대회', 같은 달 11일 서울 의사당대로에서 '2024 임단투 총력투쟁 결의대회' 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후 2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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