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최민환, 드러머의 지평을 넓히다
밴드 소속 드러머로서 이례적 행보, "드럼의 매력 보여주고 싶었다"
국내 드러머 연합 콘서트도 계획, 드러머 지평 확장 행보에 주목
밴드 FT아일랜드 최민환이 국내 음악 시장에서 활동 중인 드러머들의 지평 확대에 나섰다. 드러머로서의 자부심과 뚝심이 느껴지는, 실로 의미있는 행보다.
최민환은 지난달 첫 단독 드럼 콘서트 '드리머(Dreamer)'를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최민환이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인 단독 콘서트로, 100여 분의 시간을 최민환의 드럼 독주로 가득 채웠다. 공연 당시 "다시 데뷔하는 기분"이라는 소감을 밝혔던 최민환은 드럼 독주로 FT아일랜드의 곡부터 자작 연주곡까지 다채로운 세트리스트를 소화하며 수준급 연주 실력과 압도적 쇼맨십으로 음악 팬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국내에서 실력파 드러머들이 단독 드럼 콘서트를 개최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으나, 최민환의 행보는 유독 눈길을 끈다. 최민환처럼 솔로 드러머나 세션 멤버 등으로 독자적인 활동을 하는 드러머가 아니라 데뷔 이후 오랜 시간 밴드 멤버로 활동을 해온 인물 중 단독 드럼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상당히 드문 경우이기 때문이다. 밴드 소속 드러머로 활동하면서 개인 콘서트를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거니와, 대체로 보컬을 드러머가 아닌 다른 멤버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 탓에 드럼 콘서트의 경우 보컬 없이 드럼 독주로 긴 시간을 오롯이 채워야 한다는 부담도 큰 탓이다.
이러한 부담을 딛고 최민환이 드럼 단독 콘서트를 준비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최민환은 본지에 "드럼의 매력을 깊이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밴드를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밴드의 매력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큰데, 사실 방송이나 공연을 포함해 여러 무대를 보면 보컬과 기타가 무대 앞에서 스테이지를 채워주다 보니 비교적 드럼은 카메라에 잘 잡히지 않기도 하고 그 매력을 충분히 못 보여준다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라며 "'공연에서 드럼만을 더 자세히 포커싱해서 단독 공연을 해보면 어떨까, 드럼을 더 자세히 보여드리면 그 매력에 더 깊이 빠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이번 단독 콘서트 기획이 시작됐다"라고 전했다.
최민환의 말처럼 항상 스테이지 뒷편을 지키고 있는 밴드 드러머들의 경우, 무대 위에서 곡의 전개를 이끌어가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전면에 배치되는 보컬이나 다른 악기 담당 멤버들에 비해 주목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무대 위에서 드럼의 연주를 집중적으로 감상하기는 쉽지 않은데다, 다양한 악기와 보컬 속에 녹여진 드럼 사운드만을 오롯이 즐길 기회는 더욱 적다. 밴드 음악 팬들이 항상 아쉬움을 드러내는 것도 이 부분이다.
물론 항상 다른 악기, 보컬과 함께 무대를 선보여 온 드러머가 드럼 연주만으로 무대를 채우는 것은 연주자 본인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최민환 역시 "처음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당연히 부담도 많이 됐다. 멤버들과 항상 함께하던 무대였기 때문에 드럼 한 대만 놓고 무대를 채운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었다"라고 단독 공연 기획 당시의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하지만 부담을 딛고 완성한 단독 드럼 콘서트는 그의 음악적 행보에 있어 새 방향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최민환은 "그럼에도 이런 저런 편곡을 통해 거친 연주곡도 만들어 보는 등 열심히 준비했다. 콘서트를 끝내고서 관객분들과 스태프분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걸 보고 느꼈을 때 '앞으로 꾸준히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첫 단독 드럼 콘서트였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평했다.
최근 국내 음악 시장에서 밴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연주자로서 드러머의 역량 입증과 지평 확장을 꾀하는 최민환의 행보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러한 행보가 비단 본인의 입지 확대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최민환은 앞서 국내 밴드 드러머들을 모아 단체 메신저방을 만들며 드러머들 간의 교류 확대에 힘을 써왔던 바 있다. 해당 단체 메신저방에는 데이식스 도운·더로즈 이하준·엑스디너리 히어로즈 건일·엔플라잉 김재현 등 국내에서 활동 중인 K-밴드 드러머들이 대부분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최민환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각기 다른 밴드 소속 드러머들이 같은 곡을 연주하는 영상을 한데 모아 공개하는 등 드러머들의 역량 조명에 힘을 쏟아왔던 바다.
이 가운데 그는 이번 콘서트 당시 자신의 단독 콘서트가 시발점이 돼서 동료, 후배 드러머들도 연주자로서 단독 공연을 펼치며 각자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묵직한 진심을 드러냈다. 나아가 그는 국내 활동 중인 드러머들과의 합동 공연에 대한 욕심도 밝혔다. 실제로 그는 최근 데이식스 도운에게도 드러머 합동 공연을 제안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바, 지금까지 사뭇 위축돼 있던 드러머들의 활동 반경을 넓혀 나가고자 하는 최민환의 발걸음에 눈길이 쏠렸다.
이에 대해 최민환은 "홀로 드럼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도 충분히 매력있고 즐거운 일이지만 우리나라에 굉장히 매력적이고 멋진 드러머가 정말 많다. 그 드러머들이 똘똘 뭉쳐서 같이 멋진 무대를 만들게 된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다른 드러머들과도 컬래버 무대를 해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내년을 목표로 드러머 합동 공연을 준비하고자 했으나, 스케줄 조율 등의 현실적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드러머 합동 공연의 개최일은 미정이다. 최민환은 "하지만 마음 맞는 친구들과 꼭 멋진 공연들을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빠른 시일내에 왔으면 좋겠다"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직장 불륜 카톡' 거짓말 실제였다...이혼 드라마 '굿파트너' 시청률 치솟은 비결 | 한국일보
- 서동주, 재혼 발표 "비연예인 연인과 내년 예정" | 한국일보
- 김종민, 11세 연하와 열애 중…"2년 넘었다" | 한국일보
- "뉴진스 위약금 수천억 원일 듯"...코너 몰린 민희진, '뉴진스 포기'냐 '자존심 포기'냐 | 한국일보
- 탈모 치료제 개발 교수가 10년 만에 200억대 기업가 된 비결은 | 한국일보
- '최진실 딸' 최준희, 골반 괴사로 고통... "병원 오진 탓" | 한국일보
- 오윤아 "아이 때문에 오랜 시간 별거…최근 결혼 결심" | 한국일보
- 오상욱 "이자벨 위페르에 금메달 보여주며 사진 요청" | 한국일보
- 백일섭, 故 김자옥 사진에 울컥 "좋은 가시내였는데…" | 한국일보
- '나는 솔로' 돌싱 결혼 커플 탄생…22기 돌돌싱 정숙 등장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