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와 헤어지고 도련님 대접받는 4이닝 에이스…이번엔 공 4개 던지고 안녕, 비도 그를 돕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번엔 비가 ‘도련님 에이스’를 보호했다.
게럿 크로셰(25,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공 4개를 던지고 강판됐다. 0이닝 0피안타 0탈삼진 0사사구 무실점이다.
MLB.com에 따르면 이날 크로셰가 투구하기 위해 1회초에 마운드에 올랐다. 텍사스 리드오프 마커스 세미엔이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크로셰가 공 4개를 뿌렸다. 볼카운트 2B2S. 그러나 이때부터 도저히 경기를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
두 팀은 90분을 기다렸고,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그리고 두 팀은 29일 같은 장소에서 더블헤더를 진행했다. 크로셰는 내려갔고, 2020시즌 KBO리그 두산 베어스에서 9승을 따낸 크리스 플렉센이 6⅓이닝 9피안타 4탈삼진 2볼넷 3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크로셰는 후반기에 편하게 일한다. 화이트삭스는 에이스의 이닝수와 투구수 보호를 위해 4이닝만 선발로 기용하는 기형적인 마운드 운영을 한다. 지난 4년간 불펜으로 던진 이닝보다 올해 전반기에 선발로 던진 이닝이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화이트삭스는 올 시즌을 어차피 포기했고 파이어세일까지 했다. 크로셰마저 올 시즌이 끝나면 트레이드 한다. 업계에서 크로셰의 과부하 우려를 하자 눈 앞의 승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4이닝만 쓴다. 크로셰도 자신의 승리요건에 관심이 없다. 6월8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이 마지막 승리였다. 본인 역시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고 싶기 때문이다. 당연히 보기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크로셰는 팬들에 대한 미안함은 전혀 없는 듯하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 자신을 트레이드로 데려갈 팀에 연장계약을 해주지 않으면 포스트시즌서 뛰지 않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철저히 자신만 생각한다.
7월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서 7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게 마지막 정상적인 투구였다. 이후 최대 4이닝, 최고 93구 투구를 선보였다. 급기야 이번엔 비의 도움까지 받으면서 공 4개로 1경기를 마쳤다. 이번달에 5경기서 10⅓이닝 동안 260개의 공을 던졌다. 이런 투수를 에이스라고 하긴 어렵다.
여러모로 공을 안 던지면 돈을 안 받는 게 맞다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많이 비교된다. 크로셰는 ‘도련님 에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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