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대표팀 승선 불발 미래 자원들, 잘 크고 있나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 축구 유망주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최근 발표한 홍명보 사령탑 체제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한 채 소속 클럽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도 있고, 빅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선수도 있다. 그만큼 유럽 무대 진출한 선수가 많아진 결과로 유럽 무대의 높은 벽도 실감하게 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차세대 A대표팀 2선 자원으로 주목받았던 고영준(파르티잔)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 팔레스타·오만 2연전 명단에 들지 못했다. 대표팀 2선 자원 경쟁이 특히 치열한 것도 있지만, 고영준을 발탁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고영준은 29일 벨기에 헨트와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했다. 팀은 합산 스코어에서 헨트에 져 유럽 대항전 진출이 불발됐다. 고영준은 유럽 대항전에서는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되었지만, 리그 경기에서는 출전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최근 이적설로 이날 경기에서 제외된 미드필더 홍현석은 헨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의 마인츠 이적이 임박한 상황이다. 독일 언론들은 홍현석의 마인츠 이적이 거의 확정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하며, 이적료는 약 600만유로(약 8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홍현석은 마인츠에서 이재성과 함께 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는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빅리그에서 활약한다면 향후 다시 대표팀에 들 수도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사령탑 체제 대표팀에 승선해 카타르 아시안컵을 경험하며 기대를 모았던 센터백 김지수는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19세 어린 나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에 입단했지만, 아직 1군 경기 출전 경험이 없다.
브렌트퍼드는 다른 EPL 팀들과 달리 연령별 팀을 따로 운영하지 않고, 1군과 가까운 선수들로 구성된 B팀을 운영하고 있다. B팀의 선수들은 언제든 1군으로 콜업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연령별 팀이 출전하는 리저브컵 등에 참가하지 않아 정규 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을 기회가 부족하다. 여기에 최근 EPL 리버풀에서 세프 판덴베르흐가 합류하면서 주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김지수는 벤치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윙어 양현준은 강원FC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했지만, 초반 활약 이후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셀틱의 주전 공격진인 후루하시 교고, 마에다 다이젠 등 일본 선수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 출전 기회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현준은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혹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임대 등을 고려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2선 자원 정우영은 최근 슈투트가르트에서 우니온 베를린으로 한 시즌 임대를 떠났다. 19세였던 2018년 일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 2군에서 뛰며 일찌감치 유럽 무대를 경험했지만, 이후 프라이부르크, 슈튜트가르트를 거치며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번에도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임대를 떠났다. 압박 능력은 뛰어나지만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약점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대표팀 2선에서 기회를 얻으려면 단점을 보완하고 베를린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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