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앙 우려’ 홍해 불타는 유조선, 후티 “예인 허용”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8. 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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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불타고 있는 유조선 예인을 허용했다.

자신들이 공격한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하고 국제사회에서 환경오염 우려가 높아지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예인을 막던 후티가 태도를 바꾼 이유는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유조선주오염연맹(ITOPF)은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되면 엑손 발데스호 사고 때보다 4배 더 많은 기름이 바다에 퍼지며, 이는 역대 5번째로 큰 규모의 기름 유출 사고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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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공격한 수니온호
일주일 넘게 예인 방해하다가
원유 유출 조짐 보이자
수습 작업할 수 있도록 ‘허가’
28일(현지시간) 홍해에서 원유 15만톤을 싣은 그리스 선적 수니온호가 불타고 있다. 수니온호는 지난 21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사진=로이터연합(EU 아스피데스 작전본부 제공)]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불타고 있는 유조선 예인을 허용했다. 자신들이 공격한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하고 국제사회에서 환경오염 우려가 높아지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 유조선에는 원유 15만톤이 있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가 이날 “여러 나라가 안사룰라(후티)에 사건 지역에 예인선과 구조선을 진입시키기 위한 임시 휴전을 요청했다”며 “인도적, 환경적 우려를 고려해 안사룰라가 이 요청에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후티는 그러나 휴전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무함마드 압둘살람 후티 대변인은 로이터에 “일시적 휴전은 없다. 여러 국제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예인만 허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선적인 수니온호는 원유 15만톤을 싣고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이동 중이던 지난 21일 후티가 장악하고 있는 예멘의 항구도시 호데이다 인근 해상에서 후티의 공격을 받았다. 다행히 선원들은 전원 프랑스 구축함에 의해 구조됐다.

하지만 후티의 방해 속에 수니온호는 불이 붙은 채 바다를 표류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당시 “제3 세력이 수니온호 인양을 위해 2척의 예인선을 보내려고 했으나 후티가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예인을 막던 후티가 태도를 바꾼 이유는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재가 일주일 정도 지속되면서 기름이 새기 시작한 모양새다. 라이더 대변인은 27일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해 안보 수호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아스피데스(방패) 작전 본부는 공식적으로는 기름 유출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익명의 미국 당국자는 선박에서 확인되지 않은 물질이 유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국제 단체들은 수니온호에서의 기름 유출이 본격화하면 기록적인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수니온호에서 원유가 유출되면 엑손 발데스호 당시 사고보다 더 큰 환경 재앙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조선주오염연맹(ITOPF)은 수니온호에서 기름이 유출되면 엑손 발데스호 사고 때보다 4배 더 많은 기름이 바다에 퍼지며, 이는 역대 5번째로 큰 규모의 기름 유출 사고가 된다고 밝혔다. 엑손 발데스호 사건은 1989년 유조선이 암초에 부딪혀 4200만리터의 원유가 미국 알래스카만의 프린스 윌리엄 해협에 유출된 사건이다.

수니온호에 대한 예인 작업은 우선 다른 유조선을 통해 수니온호에 있는 원유를 빼낸 뒤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해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작전을 멈췄는데, 서안지구에서는 대규모 작전을 진행했다. 28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자지구 소아마비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협조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특정 지역에서 작전을 중단했다.

같은날 이스라엘군(IDF)은 서안지구 북부 지역의 난민촌 등에 지상 병력을 진입시켜 ‘대테러 작전’을 진행했다. 이스라엘 가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번 작전의 배경에 대해 “이란이 서안에서 이스라엘에 맞서기 위한 ‘동부 테러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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