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갑부터 열게 합시다”...너도나도 적과의 동침, 달라진 유통업계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8. 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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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라이벌로 평가되던 기업들과 손잡는 유통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 시장 침체에 따라 업황이 악화하자 경쟁사와도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하며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한화갤러리아는 신사업을 전개하는 데 타 유통사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고정관념을 깨는 도전이 필요하다"며 "다른 유통사라도 이해관계가 맞는 영역에서는 적극적으로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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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시장 침체로 업황 악화
적과의 동침으로 수익 증대
현대카드는 롯데백화점 최대 10% 적립 혜택을 내건 카드 2종을 출시했다. [현대카드]
과거 라이벌로 평가되던 기업들과 손잡는 유통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 시장 침체에 따라 업황이 악화하자 경쟁사와도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하며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현대카드와 신용카드 출시 및 데이터 기반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는 롯데백화점 최대 10% 적립 혜택을 내건 카드 2종을 출시했다.

롯데백화점은 지금까지 롯데쇼핑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를 통해서만 제휴 카드를 발급해왔다. 범현대그룹으로 분류되는 현대카드와 함께 협업 카드를 출시하기로 한 데는 VIP와 젊은 고객을 공략하려는 롯데백화점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는 올해 6월 기준 국내 프리미엄 카드(연회비 15만원 이상 카드) 시장에서 회원 수 35만명을 넘어서며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카드 20~30대 신규 회원도 2021년 63만명에서 2023년 76만명으로 20% 증가했다. 이중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카드를 이용하는 회원은 17만명이 넘는다.

한화갤러리아는 신사업을 전개하는 데 타 유통사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가 자회사를 통해 전개하는 프리미엄 햄버거인 파이브가이즈 사업이 대표적이다. 파이브가이즈는 여의도 더현대서울, 신세계 강남점에 입점했으며, 다음 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5호점이 오픈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 지하 1층 스위트 파크에 영업면적 315.9㎡ 규모로 운영 중인 파이브가이즈 3호점. 파이브가이즈는 한화갤러리아가 자회사를 통해 전개하는 프리미엄 버거 사업이다. [한화갤러리아]
캐릭터 등 IP(지식재산권)를 타 유통 채널을 통해 소개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지난 6월 현대백화점은 자사 대표 캐릭터 흰디를 활용한 상품을 편의점 CU와 함께 출시했다. ‘흰디와 젤리씨앗단’을 필두로 한 다양한 상품을 CU의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선보이는 것이다. CU는 국내 최다인 1만800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자사 대표 캐릭터 ‘흰디’ 관련 상품을 편의점 CU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BGF리테일]
롯데홈쇼핑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남산서울타워에서 위글위글과 협업하며 초대형 ‘벨리곰’ 전시 행사를 펼치고 있다. 벨리곰은 소셜 미디어 팬이 170만명에 달하는 롯데홈쇼핑 대표 캐릭터다. 다음 달 1일까지 남산서울타워에서는 벨리곰 인증샷을 찍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형·슬리퍼·우산 등 총 60여종의 벨리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남산서울타워에서 초대형 ‘벨리곰’ 전시 행사를 펼치고 있다. [롯데홈쇼핑]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기존 경쟁 관계를 초월하는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G마켓은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인 T우주에 자사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쇼핑 혜택을 선보이기로 했다. G마켓은 T우주를 통해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혜택 외에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외식, 카페 등 다양한 혜택을 추가할 수 있는 신규 구독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SK스퀘어가 11번가의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G마켓과 SK텔레콤이 이같이 협력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G마켓은 SK텔레콤 구독 서비스 T우주에 자사 멤버십 쇼핑 헤택을 선보이기로 했다. [G마켓]
‘적과의 동침’이라고 평가할 만한 협력이 늘어나는 건 업황 악화 때문으로 해석된다. 고물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유통업계에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고정관념을 깨는 도전이 필요하다”며 “다른 유통사라도 이해관계가 맞는 영역에서는 적극적으로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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