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불법 노점 단속하는데 ‘반발’…배경엔 중국 경제난·취업난
[앵커]
중국에서는 요즘 노점상 단속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국이 너무 과도하게 법 집행에 나서고 있단 반발이 거센데요.
이런 갈등의 배경엔 심각한 중국의 경제난, 취업난 문제가 있습니다.
베이징 연결해 자세히 들어봅니다.
김민정 특파원! 불법 노점을 단속하는 건데도 당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다고요?
[기자]
네, 최근 들어 노점상 단속을 하는 현장 영상이 SNS에 올라와 논란이 되는 경우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 하나 보시죠.
시민들이 경찰차를 둘러싸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노점상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경찰차 위로 올라가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흔들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쓰촨성 청두 시민들이 노점상 과잉 단속에 항의하는 영상으로 알려졌는데요.
칭다오에서는 단속 요원이 학비를 벌러 나온 대학생 노점상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해고됐습니다.
이런 단속 갈등이 최근 부쩍 증가하는 이유는 바로 경제난으로 먹고살기 힘든 서민들이 노점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 정부들이 내수 진작을 위해 노점 활성화를 선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관광지를 중심으로 영업 구역을 소폭 넓히는 수준이어서 먹고살기 위해 뛰어든 모든 생계형 노점상들을 포용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생계형 노점상들이 급증하는 현실이네요.
중국의 경제난,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요?
[기자]
중국이 내세운 올해 성장 목표치는 5% 안팎인데요.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뚜렷한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부동산발 리스크로 내수 경기가 침체되며 6월에는 소매 판매가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50을 넘기지 못하며 위축 국면에 머물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그나마 수출이 경제 성장을 견인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부품에 잇따라 관세 부과를 선포하며 하반기 수출실적에도 물음표가 달린 상황입니다.
이런 경기 침체는 청년들에게도 직격탄이 되고 있는데요.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무려 17%를 넘겼습니다.
[앵커]
청년 실업이 워낙 심각해서 요즘 중국에선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어로 란웨이와, 우리말로 번역하면 썩은 꼬리를 가진 아이라는 뜻의 신조어가 탄생했습니다.
고학력의 백수나 저임금 노동자를 뜻하는데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결과적으로 좋은 회사에 취업이 안 돼 끝이 좋지 않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이런 청년들은 결국, 낮은 급여를 주는 직장에 취업하거나 부모에게 기대서 생활하게 되는데요.
워낙 취업 문턱이 높다 보니 한 취업 준비생이 티셔츠에 자신의 이력서를 프린팅한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구직활동을 하겠다며 이런 티셔츠를 만들어 입은 겁니다.
광저우에서는 한 취업 준비생이 지하철역 벽면에 구직 광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뛰어넘기 어려운 사회 구조적 문제 속에서 중국 청년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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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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