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중심 생활밀착 복지’의 중요성

서울앤 2024. 8. 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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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전에 조문을 간 곳에서 우연히 한 가정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청년인 오빠가 가장인 가정인데, 경계선 지능으로 보이는 여동생이 체취 때문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전언이었다. 가족 중 여자가 없다보니 여동생이 목욕을 비롯한 개인위생 전반에 구체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게 주요 원인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 가정의 상황을 관련 부서에 알려줬고, 통합사례관리가구로 선정돼 공공·민간자원을 동원해 지원한 적이 있었다.

복지의 범위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대상자가 방대하고, 아이라면 돌봄부터 교육까지 그 분야도 세분돼 있다. 일반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서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대상자에게 꼭 필요한 맞춤형 복지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사례 관리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강동의 복지정책 지향점은 생활밀착형(맞춤형) 복지로서 사례 중심에 두었다. 구체적인 사례별로 접근해 유연하게 대응하고, 행정기관의 지원 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외부 민간자원을 활용해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촘촘한 사회복지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국외에서 위기상황에 놓였던 재외국민을 구출해낸 사례가 그 대표적 예다. 중국에서 사기를 당해 불법체류자가 되고, 뇌경색으로 쓰러져 이상 증세를 보이던 재외국민을 강동구, 외교부, 의료기관 간 적극적인 공조로 구조한 적이 있다. 수급비 지원 이외에도 민간자원 연계를 통해 의료·주거비 등의 복지서비스를 추가 지원할 수 있었다.

강동구의 복지정책은 진심 어린 동반자로서 구민이 일상을 건강하고 원활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강동구의 복지정책 중 이러한 특색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것으로 치매가족지원센터가 있다.

치매는 단순히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치매 환자를 보살피는 가족의 일상에 큰 제약을 줘서 사회적으로 고립시킬 수도 있는 질병이다. 강동구는 치매환자 가족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경감시키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치매가족지원센터를 지난해 2월 개관했다.

이곳에서 치매환자 가족들은 전문적인 교육과 상담서비스를 받고 자조모임을 통해 환자 가족끼리 교류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보호자에게 잠시 쉼이 필요할 때 전문인력이 집으로 방문해 환자를 돌봐주는 치매환자 재가돌봄서비스도 강동구에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작해 지난해 큰 화제가 됐다.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장애인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줄 강동어울림복지관도 오는 10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천호동에 지상 6층, 지하 3층 규모로 조성돼 장애인 재활 상담·치료, 자립 등을 지원하며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와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거점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강동구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전장례주관의향 관리사업’도 좋은 반응 속에 올해 전 동으로 확대했다. 독거어르신이나 무연고 주민들이 사망 후 장례 주관자를 파악해 사후정리를 지원하는 사전장례주관의향 관리사업은 주민 누구나 존엄한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구체적인 지원을 연계하는 일에는 늘 보이지 않는 노고가 있다. 특히 이웃의 안부를 수시로 묻고 기꺼이 나눔을 실천하는 민(民)의 참여도 복지 정책에서 큰 축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지난해에는 18개 동 복지통장 591명이 ‘방방곳곳 문고리 사업’으로 활약해주셨다. 주민등록 사실조사 기간을 활용해 지역 모든 세대를 찾아가 복지정보가 담긴 문고리형 홍보물을 전달한 결과, 총 190건의 위기가구를 발굴해 지원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동주민센터에서 저장강박증후군 가구를 대상으로 대청소를 진행하거나 취약계층 집수리 봉사를 할 때도 많은 주민이 함께 참여해주신다. 봉사에 참여하면서도 직접 사비를 들여 하나라도 더 도움을 주려고 하는 주민의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던 일도 있었다. 강동에는 특히 이러한 이웃을 보듬는 따뜻한 품격이 있다.

강동의 생활 맞춤형 복지, 촘촘한 사회복지망은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나서는 주민들과 지역의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따뜻한 품격이 있기에 완성될 수 있다. 앞으로도 구민과 함께 내일이 기대되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지난 8일 천호1동 주민들과 함께 무더위 속 고시원에 거주하는 1인가구를 대상으로 집중돌봄 활동을 진행했다. 강동구는 주민들과 함께 이웃을 돌보는 사례관리 중심의 촘촘한 복지를 실현해나가고있다. 강동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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