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아크’에 몰리는 발길…의료 부족한 아프리카에 손뻗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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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각), 중국 오성홍기를 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닻을 내린 '피스아크'(Peace Ark)호에 남아공 시민들의 발길이 쏠렸다.
피스아크는 29일 남아공을 떠나 서아프리카 앙골라로 이동한다.
2008년 취역해 병원선 업무를 시작한 피스아크는 지금껏 세이셸과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잇따라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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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각), 중국 오성홍기를 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닻을 내린 ‘피스아크’(Peace Ark)호에 남아공 시민들의 발길이 쏠렸다. 산부인과 검진부터 백내장 수술까지 남아공 시민 2000명 이상이 일주일 새 이 배에 올라 치료를 받았다.
임신부인 루시 음냐니는 “태어날 아기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돼 기쁘다”라며 “구굴레투와 랑가에 있는 병원에 갔지만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28일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조제프 윌리엄스는 현지 방송사에 “지역 병원에 가면 몇 시간씩 앉아 있어야 한다. 여기는 서비스가 빨라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피스아크는 남아공과 중국 해군의 합동 훈련을 목적으로 일주일간 케이프타운에 머무는 중이다. 두 나라는 이를 통해 군사·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지역 사회에 포괄적 의료 서비스를 지원한다. 300개의 병상, 중환자실, 수술실, 임상병리과, 구조 헬리콥터 등도 구비돼 있는 이곳에서 매일 환자 700명을 진료할 수 있다.
웨스트케이프주 보건부 관계자는 남아공 시민들은 물론, 이 지역 의료진까지 와서 검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에선 경제 대국이지만 최근 금융위기로 인한 공공 서비스 재원 부족, 물가상승으로 인한 민간 의료 서비스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시민단체 ‘건강 정의 이니셔티브’의 대표인 슈아비브 만즈라 박사는 “이 지역과 국가의 공공 의료 시스템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피스아크의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남아공 여당인 아프리카국민회의(ANC)는 앞서 공공 의료서비스 확대를 기조로 국민건강보험(NHI) 제도 개선을 약속했으나, 지난 5월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민주동맹(DA) 등과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공공 의료 서비스 확대 정책 추진 의지는 여전하지만, 남아공 내부에선 이 제도가 의료진의 해외 유출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민간 의료보험 가입 금지 제한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남아공 인구의 14%가 민간 의료 서비스를, 86%는 공공 병원에 의존하고 있으나 공공병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남아프리카 비즈니스 유니티와 남아프리카의료협회는 국민 건강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대통령과의 연례 협약인 ‘건강협약’에 서명을 거부했다. 의료계와 1만2천명의 의사를 대표하는 두 단체는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공공 의료 시스템 강화 기조에 반발했다.
만즈라 박사는 “부패와 무능의 역사가 잠재적인 보건 부문을 파괴할 것”이라며 부패로 인해 보건 예상의 최대 3분의 1이 손실될 것이라는 추산 결과를 내놨다.
피스아크는 29일 남아공을 떠나 서아프리카 앙골라로 이동한다. 2008년 취역해 병원선 업무를 시작한 피스아크는 지금껏 세이셸과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잇따라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피스아크의 아프리카 대륙 항해는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높이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 내 영향력 확대 노력의 일환이라고 비비시는 짚었다.
중국은 2019년 아프리카 중부 부룬디 공화국의 대통령궁을 선물했고 2022년 짐바브웨에 국회의사당을 지어주는 등 아프리카 현지의 풍부한 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지원 공세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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