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논란

이정민 기자 2024. 8. 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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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들불축제의 '오름 불놓기' 논란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제주시는 '오름 불놓기'를 뺀 계획을 수립했지만, '오름 불놓기'를 존치하는 주민청구 조례안이 발의되고 도의회 관련 상임위원장도 해당 조례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 조례안은 들불축제 내용으로 달집 태우기, 목초지 불놓기, 불깡통 돌리기 등 기존 '오름 불놓기' 유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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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불 대신 빛·조명 구성 기본계획 수립
애월 주민들 ‘불놓기 존치’ 담은 조례안 청구
고태민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도 "지지"
[제주=뉴시스] 이정민 기자 = 고태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이 29일 도의회 기자실에서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며 기존 들불축제 유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08.29. 73jmlee@newsis.com

[제주=뉴시스] 이정민 기자 = 제주들불축제의 '오름 불놓기' 논란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제주시는 '오름 불놓기'를 뺀 계획을 수립했지만, '오름 불놓기'를 존치하는 주민청구 조례안이 발의되고 도의회 관련 상임위원장도 해당 조례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고태민 위원장(국민의힘, 애월읍갑)은 29일 도의회 기자실에서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 조례안은 애월읍 주민을 중심으로 한 1283명이 청구했고 주민조례발의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난 23일 이상봉 도의회 의장 명의로 발의됐다.

이 조례안은 들불축제 내용으로 달집 태우기, 목초지 불놓기, 불깡통 돌리기 등 기존 '오름 불놓기' 유지를 담고 있다. 개최 시기도 매년 정월대보름(음력 1월15일) 전후, 전국 산불경보 발령과 겹치지 않는 기간으로 정했다.

고태민 위원장은 회견에서 "도지사가 제주시장에게 원탁회의를 열어 결론을 짓도록 했는데 원탁회의에서 50.6%가 기존대로 개최를 결정했지만 제주시가 다른 대안을 내놓으며 유명무실해지자 주민들이 이런 조례를 발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과의 소통 부족 및 불신이 초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앞으로 해당 조례안 심사는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원칙 및 절차에 따라 내실있게 검토,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등 소관 상임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위원장이 찬성 입장인데 제척사유는 아니냐'는 물음에 "그런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상임위 심사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엔 "소관 상임위 구성이 국민의힘 3명, 민주당 3명, 정의당이 1명이다"며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면 이를 수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이번 조례안을 오는 10월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례안 심사 전 법적인 사무절차로 ▲축제 개최에 따른 비용추계 ▲상위법과 관계 ▲집행기관(제주도)의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해 9월 중 상정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들불, 소망을 품고 피어올라’라는 주제로 13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제23회 제주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시는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원하는 바람을 담아 오름에 '들불 COVID-19 OUT'이라고 새겼다. 2021.03.13. woo1223@newsis.com

제주시는 앞서 지난 6월 '오름 불놓기'를 빼고 빛과 조명을 활용, 미디어월 형태로 변형한 '2025 제주들불축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달집태우기는 소규모로 해 축제 정책성을 이어가고 시민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 즐기는 축제를 위해 주 무대 등 필수 공간을 제외한 축제 행사장을 시민참여 공간으로 재설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제주들불축제는 과거 야초지 해충구제 등을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를 재해석한 것으로 특별자치도가 출범(2006년 7월)하기 전인 1997년부터 개최됐다. 당시 북제주군(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와 구좌읍 덕천리를 오가다 2000년부터 새별오름이 축제장으로 지정됐다.

개최 시기인 3월이 건조해 전국에 산불 주의보가 내려지며 특별대책기간이 운영되는데다 다른 지방에서 산불이 종종 발생, 제주에서도 우려의 목소리 높아졌다. 올해는 축제 재정비를 이유로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는 경남 합천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며 들불축제 기간 불 놓기가 취소됐고, 2022년은 경북 울진과 삼척 등의 산불로 축제가 취소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73jm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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