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인오술오(人五術五), 전법을 알아야 경륜이 보인다

이원만 2024. 8. 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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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마를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 말하며, 경마의 승부에서는 말의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경륜도 여타 경주처럼 얼마나 그 선수의 기량이 우수한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출나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전법이나 연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선행형이 몰린 편성에서는 마크, 추입형 선수가 유리할 수 있고, 그 반대로 마크, 추입형 선수가 다수인 경주에서는 선행이나 젖히기 같은 자력 승부형 선수가 유리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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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경주를 출발하고 있다. 사진제공=건전홍보팀

흔히 경마를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 말하며, 경마의 승부에서는 말의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륜은 어떨까? 경륜은 선수들이 타는 자전거는 똑같기에 오로지 100% 사람의 힘 하나만으로 승부가 결정되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경륜에는 인오술오(人五術五) 또는 인칠술삼(人七術三)이라는 말이 있다. 즉, 아무리 다릿심이 뛰어난 선수라 하더라도 상대나 상황에 맞는 전법이 없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륜만의 독특한 전법 '마크'

경륜이 여타 다른 종목과 가장 차별되는 전술이 있다면 바로 '마크' 전법이다. 경정에서는 모터보트, 경마에서는 말이 결승선을 향해 횡렬(넓게 퍼져 있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경륜은 횡렬로 진행될 때도 있지만, 종렬(긴 띠 모양의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경주에서 대열 선두를 달리는 선수는 공기의 저항 등으로 뒤를 따라오는 선수에 비해 약 30% 정도의 힘을 더 소모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우승 후보의 뒤를 바짝 잘 추격한다면 힘이 30%가 부족하더라도, 적어도 후순위는 차지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전법을 '마크'라고 한다.

폭발적인 다릿심을 자랑하며 시원하게 경주를 주도하는 선행과 젖히기 전법이 경주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호쾌함을 선사한다면, 상대의 뒤에서 막판 역전을 노리는 마크 후 추입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함을 선사하는 매력도 있다.

1번 선수(흰색)가 앞서가는 5번 선수(노란색)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 전법을 '마크'라고 부른다. 사진제공=건전홍보팀

▶'마크' 전법 선수는 조정술과 순발력이 뛰어나야 살아남는다.

일부는 선행과 젖히기가 주 전법이었던 선수가 나이가 들며 힘이 부족해지면 마크 전법으로 변한다고 마크 전법을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크 전법을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자전거 조종술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선행하는 선수의 뒤를 지켜내지 못하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선행과 젖히기 전법이 주 무기인 강자들에게도 마크 전법은 필요하다. 경륜 선수들은 경주 출전을 위해 입소를 하게 되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매일 경주를 치른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선행과 젖히기만 고수하다 보면 금, 토, 일 경주 중에서 제일 큰 상금이 걸려있는 일요일 경주에서 체력이 달려 좋지 못한 성적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크를 알았다면 연대도 알아야 진짜 전문가

경륜은 경마처럼 기록경주가 아니라 작전에 따라 경주를 풀어가기 때문에 실력이 한 수 아래라 하더라도 입상에 성공할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연대'다. 경륜 선수들은 연고, 출신학교, 친분 등에 따라서 팀을 이룬다. 이러한 선수들이 대열을 형성하며 협공 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사전에 연대를 파악하는 것이 경주 추리의 기본이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누리집에 있는 선수 정보 또는 출주표 등을 통해서 이러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경륜도 여타 경주처럼 얼마나 그 선수의 기량이 우수한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출나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전법이나 연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선행형이 몰린 편성에서는 마크, 추입형 선수가 유리할 수 있고, 그 반대로 마크, 추입형 선수가 다수인 경주에서는 선행이나 젖히기 같은 자력 승부형 선수가 유리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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