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여권 이사 “박민 반대하자 ‘뒷조사·협박’… 정치적 중립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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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래 한국방송(KBS) 이사가 29일 사내 게시판에 지난해 박민 사장 선임에 반대한 뒤 '뒷조사에 협박까지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 사장 임명 당시 한국방송 이사회는 예상과 달리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결선투표 진행을 임의로 중단하는 등 절차적 논란을 빚은 바 있는 만큼, 이 이사의 주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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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래 한국방송(KBS) 이사가 29일 사내 게시판에 지난해 박민 사장 선임에 반대한 뒤 ‘뒷조사에 협박까지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 사장 임명 당시 한국방송 이사회는 예상과 달리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결선투표 진행을 임의로 중단하는 등 절차적 논란을 빚은 바 있는 만큼, 이 이사의 주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이사는 해당 글에서 “현 사장의 임명을 제가 반대하던 시기 저에 대해 근거없는 마타도어를 퍼트리고 심지어 뒷조사에 협박까지 하면서 충성한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구태가 척결되지 않는 한 케이비에스의 정치적 중립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는 케이비에스는 그 존재 이유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 이사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사장 교체 시기를 앞두고 한국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에 줄을 대고 특정 정파의 앞잡이 역할을 하는 집단은 언제나 있어 왔다. 정치권의 요구를 수용하고 인사 등의 혜택을 받고 싶은 욕망도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케이비에스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격렬해진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이제 케이비에스의 리더십을 다시 세우는 시기가 오고 있다. 케이비에스 내에서 자신의 생존을 정치에 기대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또다시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를 경계하고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직원들 개개인의 용기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방송 이사회는 지난해 10월13일 회의에서 여권 이사 6명(권순범 이동욱 이석래 이은수 서기석)의 찬성으로 박민 후보 임명제청안을 의결했다. 애초에 한국방송 이사회는 같은달 4일 사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박 후보 등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진행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서기석 이사장은 결선투표 절차를 중단했고, 그 사이 결선투표 대상 중 한명이 사퇴하자 단일후보가 된 박 후보를 놓고 찬반 표결을 진행했다.
당시 한국방송 야권 이사 5명(김찬태 류일형 이상요 조숙현 정재권)은 서 이사장의 결선투표 중단 및 연기를 두고 “낙하산으로 지목된 후보가 여권 이사 내부의 이탈표로 과반 득표가 불확실해지자 표결을 무산시키는 무리수를 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10월4일 투표를 통해 사장 후보자를 제청한다’는 사장 선임 규칙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여야 6 대 5 구도로 이석래 이사는 여권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이사는 1차 투표 때 박 후보의 경쟁 후보에게 표를 던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이사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시 임명될 사장의 임기는 전임 김의철 사장의 잔여 임기(2024년 12월9일)까지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바깥에서 온 사람보다는 한국방송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사장을 맡는 게 더 좋겠다는 것이 내 판단이었다”며 “그 사실이 이사회 밖으로 알려진 뒤, 나 자신은 물론 가족에 대한 음해성 글이 ‘지라시(사설정보지)’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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