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이라도 낙후 지역은 No”… 양극화 심해지는 美 상업용 부동산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도심이라도 가치가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후화된 도심은 가치가 급락하고, 현대화된 지역은 가치가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한다는 것이다.

뉴욕 맨해튼 지역 고층 빌딩들. /AP=연합

블룸버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샌프란시스코, 뉴욕 맨해튼, 워싱턴 등 도심의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자료에 따르면 미국 도심 업무 지구 사무용 건물들의 평가 가치는 고점 대비 52% 폭락했다.

그러나 같은 도심이라도 노후화된 지역의 둔화세가 두드러진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컬럼비아대·뉴욕대 연구진의 최근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사무용 건물 평가 가치는 2019년 대비 5570억 달러(약 745조원) 줄었는데, 품질이 낮은 부동산들의 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블룸버그는 도심의 오래된 지역은 공실률이 줄지 않고 계속 어려움을 겪는데, 현대적이고 매력적인 지역은 번성하는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기간 증가한 원격 근무와도 관련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최근 들어 재택근무가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사무 공간 이상의 것을 제공하는 위치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에는 엔터테인먼트, 식사, 녹지 공간 등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들일 수 있는 요소들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따라 도시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일부 오래된 도심 건물은 주거 공간으로 전환되거나 다른 용도로 탈바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자문업체 훠턴 관계자는 “남아있는 매물은 오래된 건물들”이라며 “다수는 트리플A급 위치에 있지만 문제가 쓰나미급”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의 심각성은 최근 들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 2분기 기준 미국의 부동산 자산 압류 규모는 205억5000만 달러(약 28조4000억원)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침체는 시장 투자자들에게도 손해를 입히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체 투자했던 여러 자산운용사는 원금의 30%도 못 건질 정도로 손실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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