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직위강등은 무효"…임종훈에 반발

"지주사 대표 월권…독자경영 인정해야"

박재현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3월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진)가 전날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본인의 직위를 강등한 인사명령을 낸 것이 무효라는 입장을 29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주사에 독자경영 체제를 존중해줄 것을 강조했다.

앞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지난 28일 박재현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직위를 강등하는 인사명령을 냈다. 그가 인사팀과 법무팀을 신설하는 등 지주사로부터 독립체제를 선언한 것이 "회사의 근간을 흔든 항명성 행동"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인사조치 이후 하루 만에 박 대표는 계열사가 독립적인 인사, 법무조직을 설립하는 것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미사이언스가 수수료를 받아 대행하던 업무를 계열사가 독자 수행하는 것일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주사 대표의 인사발령은 모두 무효이며, 대표로서의 권한 및 직책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직위가 강등된 데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계열사 임원을 강등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사내 인사위원회 등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대표권 남용의 사례'라는 것이다.

한미약품 측 관계자는 "이같은 조치는 지주회사의 월권 또는 위법적인 조처로 엄연한 별개 주식회사인 한미약품의 이익과 거버넌스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날 발표한 한미약품 인사는 임 대표와 한 차례 협의를 했기에 기습적으로 발표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 내 인사팀과 법무팀을 포함한 경영관리본부를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실시했다.  

박 대표는 모녀(송영숙·임주현)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대주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독자경영 체제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주들을 향해서는 한미약품 독자경영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독립된 계열회사가 높은 성과를 창출해야만 지주회사도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다"며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독자경영 체제에 대한 진지한 성원을 해주시길 주주들께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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