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신라 금동반가사유상 공개…“일본에서 고국 땅으로”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2024. 8. 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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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일본에서 돌아온 신라 금동반가사유상,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높이 47.5cm, 일제 강점기 동경박물관 고야마 후지오 소장품

국보 제83호를 닮은 삼국시대 금동반가사유상이 최근 일본에서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 금동반가사유상은 높이 47.5cm. 두고 11cm. 어깨 폭 7cm. 가슴폭 10cm. 대좌고17cm. 대좌폭23cm로 국보 83호 보다는 작으나 각부가 완전하며 미소가 국보와 닮아있다. 불상 전면에 금도금이 찬란하며 고 신라 금속예술의 정화로 부족함이 없다.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세운미술관(대표 정세운)이 최근 공개한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경 일본 고미술계의 권위자인 고야마 후지오(小山富士夫. こやま ふじお、1900 – 1975. 동경박물관 감정위원)가 소장한 유물로 고가를 들여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도 머리에는 세 개의 반원이 이어진 삼산관(三山冠)을 쓰고 있다. 삼산관은 평상관으로 위엄을 보이는 보관과는 다른데 태자의 고행시기 쓰고 다니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 같은 삼산관은 남조 불상이나 북위, 북제의 보살상에서도 나타나며 양나라 무제는 삼산관을 쓰고 동태사의 승려가 되기도 했다.

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원만한 얼굴에 눈썹은 이마에서 길게 호(弧)를 이루었다. 눈은 반개했으며 단정한 구순(口脣), 미소를 짓는 모습은 삼국시대 불상 가운데 최고의 걸작임을 증명하고 있다.

(왼쪽 상단)1941년 동경박물관 생전의 고야마후지오씨, (오른쪽 상단)유물상자에 쓰여진 친필 감정서, (하단)국보83호처럼 안에 철심을 박고 주물 한 흔적을 보이고 있다.
오른손 약지와 소지는 약간 구부리고 검지와 중지를 모아 오른쪽 얼굴에 살짝 대고 있다. 오른발의 발가락은 잔뜩 힘을 주어 구부린 모습이다. 발바닥이 굵은 것은 오랜 고행을 표현한 것이다.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며 국보83호처럼 두 줄로 된 경식(頸飾)을 착용했다. 머리 뒷면에는 당초 광배꽂이(1.2cmx1cm)가 있었으나 지금은 결실되고 흔적만 남아있다.

상체는 옷을 입지 않은 나신이며 가슴근육이 살짝 도드라지고 허리는 잘록한데 복부중앙에는 허리끈을 맨 교구(鉸具)장식이 표현되어 있다. 교구 장식은 국보 83호와 비슷하다.

이 불상의 왼쪽 족좌는 여래 개의 복판연화문으로 표현했으며 국보83호나 일본 국보 코류지 목제반가사유상과는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복판연화문을 신라통일기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남북조 불상에서도 등장하는 문양대이다. 또한 반가사유상의 내면에는 국보83호처럼 안에 철심을 박고 주물 한 흔적을 보이고 있다.

이 불상을 소지했던 고야마 후지오씨는 1941~1943년경 당시 일본 동경국립박물관에 조사원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감정했으며 유물박스 외곽에 친필로 통일신라금동반가사유상이라고 묵기해 놓았다.

이 불상을 감정한 고미술사학자 이재준 한국역사유적연구원 고문(전 충청북도 문화재 위원)은 “이 금동반가사유상은 삼국시대 6세기 중반 조성으로 생각하며 각부가 잘 보존되어 있어 제83호와 더불어 삼국시대 금동반가사유상을 대표할 수 있는 국보급”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반가사유상은 삼국시대인 6~7세기에 북제(北齊)의 영향을 받아 유행했으며 미래불인 미륵으로 신앙되어 일본에도 전해져 아스카, 하쿠호시대 반가사유상에 영향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우리나라에서 반가사유상을 미륵보살로 보는 인식은 미륵상생경의 영향을 받아 백제, 신라에서 특히 성행했으며 신라에서는 전륜성왕사상의 유행과 더불어 화랑도를 미래의 구세주인 용화향도로 불렀다”고 덧붙였다.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관계자는 “이 불상은 비파괴 겸사결과 구리(CU) 80%, 금(AU) 47.7% 주석(SN 6% 기타로 성분이 나왔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2017년 국내와 일본에 소재한 금동반가사유상 비파괴 과학적 조사연구보고서에서 나온 평균 수치와 비슷하다. 국립중앙박물관 보고서에서 나온 국보83호 평균 성분은 구리 81% 주석 4.1%, 금 55.2%(많은 부분)~0.0%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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