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덕지게 들러붙은 조국의 굴레…재미작가 고은지의 '해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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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대전.
군사 독재와 계엄령의 시대에 혼자 딸 인숙을 키우던 요한은 공산주의자로 몰려 교도소로 끌려가 억울한 죽임을 당한다.
미국의 한인 작가 고은지(E.J. Koh)의 장편 '해방자들'에서 개인의 삶과 조국의 역사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조국이 겪은 식민 지배와 독재, 전쟁과 갈등, 분열 등의 역사는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 땅에 다다른 개인의 삶에 집요하게 들러붙어 깊고 오래 가는 상처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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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1980년 대전. 군사 독재와 계엄령의 시대에 혼자 딸 인숙을 키우던 요한은 공산주의자로 몰려 교도소로 끌려가 억울한 죽임을 당한다. 인숙은 자라서 성호와 결혼하는데, 임신한 인숙을 남겨두고 성호는 미국으로 떠나버린다.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를 견디며 생계를 이어가던 인숙은 아들 헨리가 태어나자 성호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미국의 한인 작가 고은지(E.J. Koh)의 장편 '해방자들'에서 개인의 삶과 조국의 역사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대부분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4대에 걸친 작품 속 인물들을 얽어매는 가장 큰 고통은 한국이다. 조국이라는 짐을 유령처럼 등 위에 지고 다니는 이들에게는 기회의 땅인 미국도 결코 도피처가 되지 못한다.
소설에선 일제 강점, 제주 4·3, 한국전쟁, 군부의 철권통치, 남북분단 등 한국의 아프고 한 많은 역사와 더불어 서울올림픽,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참사 등 굵직한 사건들이 직·간접 소재로 등장한다.
조국이 겪은 식민 지배와 독재, 전쟁과 갈등, 분열 등의 역사는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 땅에 다다른 개인의 삶에 집요하게 들러붙어 깊고 오래 가는 상처를 남긴다.
신념이나 세대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괴롭히고 죽이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런데도 공감과 치유의 과정을 거쳐 화해와 화합으로 나아간다.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고은지는 역사와 개인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으로 뉴욕공공도서관이 35세 이하 젊은 소설가에게 수여하는 '젊은 사자상'을 올해 수상했다.
1988년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태어나 컬럼비아대와 워싱턴대에서 번역학과 영문학으로 각각 석·박사를 취득했으며, 2017년 시집 '시시한 사랑'으로 데뷔해 소설·에세이·번역을 넘나들며 글을 써왔다.
2022년엔 시집 이원 시인의 시집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의 영어 번역으로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상을 받았으며, 미국의 한국계 선배 작가인 이민진의 베스트셀러를 영상화한 드라마 '파친코' 시즌 1에 작가진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엘리. 장한라 옮김. 272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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