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하던 40세 정치인, 돌연 정계 떠났다…가족 상대 정치테러에 은퇴 결심한 美 4선 의원
허위 신고로 집에 무장경찰 들이닥쳐
가족 상대 ‘정치 테러’ 이후 정계 떠나
WP “유능하고 현명한 정치인의 사퇴”
미국의 유명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에서 마이크 갤러거(40) 전 공화당 하원의원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한때 미국 공화당의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신할 차세대 지도자로 꼽혔던 갤러거의 정계 은퇴가 미국의 ‘고장난’ 정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1984년 위스콘신주(州)에서 태어난 갤러거는 아이비리그 명문인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청년 정치인이다. 2006년부터 7년간 해병대에서 방첩 장교로 복무했고, 이라크에도 두 차례 파병된 참전 용사다.
2017년 미국 하원에 입성, 정계에 진출한 그는 내리 4선에 성공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할 때는 의회의 각종 반중 입법을 주도했는데 상대 정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함께 참여한 초당적 법안만 해도 150여개에 달할 정도였다.
이그네이셔스가 “정치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 멸종위기종”이라고 표현할 만큼 정치와 술수에 모두 능했던 갤러거가 돌연 정계에서 은퇴하게 된 건 지난해 12월 30일 발생한 사건 때문이다.
갤러거가 거주하는 지역의 보안관이 한밤중에 “갤러거가 얼굴에 총을 맞았고, 그의 아내와 3살, 1살짜리 두 딸이 인질로 붙잡혔다”는 신고 전화를 받은 것. 신고자는 익명이었지만, 현지 당국은 장난 전화가 아닐 가능성을 고려해 곧바로 경찰특공대를 급파했다. 경찰특공대가 갤러거의 집에 도착해 확인한 결과, 다행히 신고는 거짓이었고 가족은 무사했다.
미국에서 ‘스와팅(Swatting)’이라고 하는 이 행위는 특정인을 괴롭힐 목적으로 허위 신고를 해 거주지 등으로 연방요원 또는 경찰특공대(SWAT)를 출동시키는 것이다. 표적이 된 사람을 놀라게 할 뿐 아니라 무장한 경찰이 현장에서 총기 등을 사용해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스와팅으로 출동한 경찰의 총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한 전례도 있다.
갤러거가 스와팅을 당하게 된 건 공화당 내에 적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갤러거는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을 무력 점거한 사건을 두고 트위터(현 엑스)에 “우리는 지금 미 의사당에서 ‘바나나 공화국’의 쓰레기들을 목격하고 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도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 시도에 “범죄가 없는 상황에서 극단적 조치를 취하는 건 우리 수준을 낮추는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으나, 공화당 극성 지지층의 반발은 이어졌다.
스와팅을 계기로 은퇴를 결심한 갤러거는 WP에 “이 순간 우리 가족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고, 정치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5선에 도전하는 대신 하원을 떠난 갤러거는 최근 페이팔 출신 피터 틸이 창업한 세계 최고의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에 합류해 지난 7월부터 방위 산업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이그네이셔스는 “갤러거의 퇴장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며 “의회가 메아리 방이 되어가고 있고, 의원과 그 가족들이 극단주의자들 분노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갤러거처럼 유능하고 현명한 정치인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사퇴를 결정하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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