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횡령 막자” 은행권, 내부통제委 꾸리고 책무구조도 도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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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시스템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은행들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고, 직책에 따라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무를 부여하는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3일 '지배구조 내부 규범' 개정을 통해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 등이 담당하는 내부통제와 관련한 구체적 책무를 지정해 문서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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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책임 명시·적극적 관리 의무 부여
책무구조도 10월 조기 제출 앞두고 막바지 정비
은행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시스템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수백억원대 횡령과 부당대출 등 임직원 비위가 잇달아 터지면서 내부통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고, 직책에 따라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무를 부여하는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23일 ‘지배구조 내부 규범’ 개정을 통해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했다. 내부통제위원회는 은행 경영진이 내부통제 관리 조치 및 이사회 보고를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평가하게 된다.
경영진뿐 아니라 이들을 견제하고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 이사회에도 내부통제 책임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내부통제 업무는 준법감시인의 몫이었다. 은행 내부 규범에는 ‘준법감시인은 내부통제 준수 여부를 조사하는 등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준법감시인은 필요시 조사 결과를 감사위원회에 보고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경영진과 이사회가 내부통제 실패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관리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이사회의 알 권리도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금융 사고가 발생해도 이사회가 이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사고를 지난 3월 인지했음에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부적정 대출 취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지난 28일에야 이사회에 내부 감사 경과 등을 보고했다.
금융권 한 사외이사는 “기존에 명확하지 않았던 내부통제 관련 이사회의 책임을 구체화함으로써 적극적인 관리 의무를 부여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경영진이 내부통제 실패로 인해 벌어진 금융 사고를 제때 보고하지 않을 경우 이사회가 보고 미흡 등을 문제 삼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농협은행에 이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도 올해 말까지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말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조치를 이행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농협은행이 주요 은행 중 처음으로 이사회 내 내부통제 컨트롤타워를 꾸린 것은 최근 금융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해에만 농협은행에서 총 4건의 횡령·배임 사고가 적발됐다. 사고 금액은 290억원가량이다.
은행은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 등이 담당하는 내부통제와 관련한 구체적 책무를 지정해 문서화한 것이다.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지난 7월 시행됐으나 6개월 유예기간이 부여돼 은행의 경우 올해 말까지만 책무구조도를 내면 되지만, 금융 당국이 10월까지 제출할 것을 촉구하고 있어서다. 금감원은 책무구조도를 시범 도입한 금융사에 법령 위반 시 한시적으로 제재를 감경 또는 면제하는 내용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했다.
은행들은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책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한 책무기술서와 이를 도식화한 책무체계도는 완성했으며 세부 관리 조치 매뉴얼을 다듬고 있다”며 “책무구조도 관리 전산 시스템을 구축 완료 후 이사회 의결을 거쳐 금융 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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