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의 강등은 원천무효…지주사 대표권 남용 사례"

구단비 기자 2024. 8. 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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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을 선언한 박재현 대표의 사장 직위를 전무로 강등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임종훈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들과의 면담에서도 확인됐듯이 주주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지분 절반가량을 보유한 대주주 연합이 주장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목소리는 왜 듣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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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진제공=한미약품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을 선언한 박재현 대표의 사장 직위를 전무로 강등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실효성이 없고 원칙과 절차 없이 강행된 대표권 남용 사례"라고 비판했다.

한미약품은 박 대표가 전무로 강등된 인사발령에 대해 "모두 무효"라며 "대표의 권한과 직책은 변함없다"고 29일 밝혔다. 임종훈 대표는 지난 28일 박 대표의 인사조직 별도 신설 인사에 대응하기 위해 박 대표를 제조본부 전무로 강등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인사, 법무 등 업무는 지주회사가 이를 대행하며 계열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 왔다"며 "계열사의 대표가 이를 독립화시켜 별도 조직을 만드는 행위는 법적인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경영 방침을 지주회사 대표에 대한 '항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성 강화가 왜 강등의 사유가 되는지 여부조차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지주회사 대표는 그동안 계열사의 인사, 법무 등 경영지원 관련한 스텝 기능을 수탁받아 용역 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특정 임원에 대한 강등을 단독으로 결정하려면 사내 인사위원회 등 법적인 절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계열회사 임직원에 대한 직접적인 인사 발령 권한이 없다"며 "일부 언론 보도처럼 박재현 대표가 약품 내 신설 조직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사내 공지전 이같은 내용에 대해 임종훈 대표와 직접 한 차례 협의하고, 이후 임종훈 대표 측 인사와도 이같은 방침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임종훈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들과의 면담에서도 확인됐듯이 주주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지분 절반가량을 보유한 대주주 연합이 주장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목소리는 왜 듣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절반가량을 확보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 회장, 임주현 부회장도 이번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조치는 지주사의 월권 또는 위법적인 조처로서, 엄연한 별개 주식회사인 한미약품의 이익과 거버넌스를 손상할 우려가 있다"며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 경영진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분기마다 역대 최대 실적 갱신이라는 성과를 지속해서 창출해왔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이사의 거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당초 계획한 대로 지주회사와 차별화하는 독립 경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된 약품 발령 내용이 누군가에 의해 지속해서 삭제되고 있다"며 이러한 지주사 대표이사의 계열사 대표에 대한 독단적인 인사발령은 계열사 이사회 권한 침해 등을 포함한 상법 등 현행 법률에 위반할 뿐 아니라, 선진적인 지배구조 확립 추세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된 계열회사가 높은 성과를 창출해야만 지주회사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며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독자경영 체제에 대한 진지한 성원을 해주시길 주주들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해 지주회사에 위임해왔던 인사 부문 업무를 독립시킨다. 이를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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