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 울산 삼산·황성동…삼성 이병철 회장의 울산 별장의 뱀에 얽힌 이야기도

서대현 기자(sdh@mk.co.kr) 2024. 8. 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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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강 하류에 있는 돋질산.

돋질산과 가까운 울산 남구 삼산동 토박이들은 별장 공사가 중단된 이유가 뱀 때문이라고 믿는다.

'전설의 고향' 같은 이 이야기는 최근 울산역사연구소가 발간한 연구 자료집 '삼산동·황성동-모임과 흩어짐 1995'에 수록됐다.

이 자료집은 삼산동 토박이들의 말을 빌려 이병철의 회장의 울산 별장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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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역사연구소 ‘모임과 흩어짐’ 발간
공업화 물결 급변한 마을 이야기 담아
국내 첫 국제선 삼산비행장 위치도 확인
울산 돋질산과 삼성 이병철 회장의 별장으로 알려진 건물 <자료=‘삼산동·황성동-모임과 흩어짐 1995’ 발췌>
울산 태화강 하류에 있는 돋질산. 삼성을 설립한 이병철 회장은 1964년 돋질산에 한국비료(현 롯데정밀화학) 공장을 건설하면서 별장(영빈관)도 같이 지었다. 돋질산은 울산 앞바다와 막 들어서기 시작한 석유화학 공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경치 좋은 곳이었다.

하지만 1966년 9월 한국비료가 개입한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지면서 별장 공사는 중단됐다. 별장 건물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돋질산과 가까운 울산 남구 삼산동 토박이들은 별장 공사가 중단된 이유가 뱀 때문이라고 믿는다. 돋질산은 옛날부터 뱀이 많기로 유명했다. 별장 공사 중 중장비 기사가 뱀을 죽인 뒤 특별한 이유 없이 사망했고,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지는 등 안 좋은 일이 잇따라 공사가 중단됐다고 한다.

‘전설의 고향’ 같은 이 이야기는 최근 울산역사연구소가 발간한 연구 자료집 ‘삼산동·황성동-모임과 흩어짐 1995’에 수록됐다. 이 자료집은 삼산동 토박이들의 말을 빌려 이병철의 회장의 울산 별장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울산역사연구소는 지역사 연구 과제로 지난해 5월부터 1년여 동안 현지 조사, 주민 인터뷰, 지적도 확인 등을 거쳐 자료집을 냈다. 삼산동과 황성동은 공업화와 도시화 물결 속에 울산에서 사라졌거나 가장 크게 변한 곳이다.

울산역사연구소가 발간한 지역사 연구 자료집
삼산동은 논밭이었으나 1995년 택지 개발 이후 울산 최대 번화가와 빌딩 숲이 됐다. 어촌 마을이었던 황성동은 석유화학 공단으로 개발돼 1995년 사라졌다. 황성동은 주민이 이주해 지금은 주민이 살지 않는 공단으로 변했다.

울산역사연구소는 이번에 자료집을 만들면서 한반도 첫 국제공항인 삼산비행장의 정확한 위치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삼산비행장은 일제가 1928년 12월 개장했으나 침수 등 이유로 폐장돼 1938년 이후에는 불시착용 비행장으로 사용됐다. 태평양전쟁 때는 군용비행장으로 이용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도시화 물결 속에 사라졌거나 크게 변한 울산의 주요 장소를 여러모로 조사하고 기록해 지역사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광역시 승격 30주년 기념 시사 편찬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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