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련'으로 관객 울리는 한재아 "연기 폭·시야 더 넓어졌죠"
사후 재판 받는 주인공 홍련 역으로 열연
데뷔 후 사극물 첫 도전…관객 눈물샘 자극
10월 20일까지 대학로자유극장서 공연
‘홍련’은 전통설화 ‘장화홍련전’과 ‘바리데기’를 결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홍련이 아버지를 죽이고 남동생을 해친 죄로 저승에서 바리공주가 주관하는 사후 재판을 받는다는 설정의 이야기가 국악과 록이 어우러진 음악과 함께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한재아는 김이후, 홍나현과 함께 홍련 역을 번갈아 연기하며 작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한재아는 ‘담장 안 소녀’라는 제목의 넘버가 작품 출연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출연작들에서 접해보지 않았던 감성과 멜로디의 노래가 마음을 울렸다”며 “소재가 센 편이라서 고민 지점이 있었는데 넘버를 처음 듣고 ‘이 작품, 내가 해야겠다’ 싶었다”고 돌아봤다.
사극물 출연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한재아는 “한복을 입고 연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색다른 기분”이라며 “사극물도, 소외 당하는 약자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 작품도 처음인데 이 점 또한 작품 출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한재아는 “지금은 무대에서 홍련을 연기하는 걸 즐기고 있지만 결코 소화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연이라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 가정폭력을 겪은 소외계층의 삶을 건드려야 하는 연기이기에 어떻게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준비 과정에 대한 설명을 보탰다.
신중한 준비 과정을 거친 한재아는 홍련을 연기하며 연기 스펙트럼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 또한 한층 더 넓어지는 걸 느끼고 있단다. 한재아는 “‘주위를 둘러보자’는 것이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며 “‘홍련’을 통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중”이라고 했다.
공연이 절정에 치달을 때마다 ‘홍련’은 객석은 눈물바다가 된다. 한재아는 “흐느끼며 오열하는 관객도 적지 않다. 많은 분이 작품의 메시지에 공감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분이 공연장을 찾아 홍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공감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탄탄한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뮤지컬 마니아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작품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비결. 대표작인 ‘어쩌면 해피엔딩’으로는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자신인상을 받았다. 2021년에는 웹드라마 ‘나의 엔딩크레딧’에 출연해 매체 연기 활동도 시작했다.
그간의 활동을 되짚어보던 한재아는 “성격이 급한 데다가 완벽주의자 성향이라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한때 불안감과 불만족을 겪을 때도 있었다”는 의외의 고백을 했다. 이어 그는 “다행히 지금은 한층 더 성숙해졌고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는 마음으로 활동에 임하고 있다”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좋아하는 연기를 해나가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활동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재아는 ‘홍련’으로 10월 20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9월 29일부터는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4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방구석 뮤지컬’에도 출연한다.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한 차기작으로는 처음으로 스탠드 업 코미디물에 도전한다.
인터뷰 말미에 한재아는 “제가 코미디물에 출연하게 될 줄 몰랐다”고 웃어 보이며 “개인적으로는 힐링극을 가장 좋아하지만 배우로 활동하면서는 다양한 도전을 이어나가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연극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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