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옥석 가려보니 21조원 '정리 대상'…전체 9.7%

사업성 평가 결과 발표…"PF시장 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
금융사·건설사 영향은 제한적…"연쇄부실화 우려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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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당국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과 결과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총 21조 원으로 전체의 9.7%라고 밝혔다. 당국은 "금융회사 및 시행사 영향은 제한적이고 연쇄부실화 우려도 낮다"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며 PF 시장 연착륙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부동산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지난 6월부터 실시된 부동산PF 사업성 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사업성 평가 기준을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 한 뒤 엄격해진 새 기준에 따라 이른바 '옥석가리기'를 진행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 금융권 총 PF 익스포저는 216조5000억 원으로 이중 연체, 연체유예, 만기연장 3회 이상으로 '1차 평가대상'에 오른 사업장은 33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차 평가대상 중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익스포저는 21조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저의 9.7%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지난 6월 새 사업성 평가 기준을 발표하면서 최대 10% 가량이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돼 재구조화가 이뤄질 것이라 전망했다.

'유의' 등급은 재구조화·자율매각을 해야 하고, '부실우려' 등급은 상각·경공매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정리해야 한다. 정리 대상에 오른 PF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중심의 토지담보대출이 12조9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본 PF가 4조1000억 원, 브릿지론이 4조 원 순이었다.

금융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9조9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저축은행이 4조5000억 원, 증권이 3조2000억 원, 여신전문금융사가 2조4000억 원, 보험이 5000억 원, 은행이 4000억 원 순이었다.

금융위원회 전경

금감원은 새 사업성 평가에도 금융회사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금융사들이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대부분 증자 등을 통해 자본비율은 지난 3월말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말 5.1%에서 지난 6월 말 11.2%로 6.1%포인트(p) 가량 상승했다며, PF 연착륙을 위해선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및 연체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 금감원은 건설사와 시행사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유의·부실우려 여신(21조 원) 대부분이 브리지론·토담대(16조9000억 원)이며 공사가 진행중인 본PF(4조1000억 원) 규모는 크지 않아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행사 역시 대부분(93.1%) 1개의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을 보유중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체이고 사업성 평가 이전에 이미 부실화 된 경우가 많아 시스템 리스크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정상 사업장과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엄정한 '옥석가리기'가 진행됨에 따라 PF 시장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재구조화와 정리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부동산PF 시장의 자금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회사가 다음달 9일까지 재구조화·정리계획을 확정하면 금감원은 9월말부터 사후관리 이행실적을 점검하게 된다. 금감원은 "정상 평가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회사가 만기연장 등 자금을 차질없이 지원해 PF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