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우승 청부사, 레전드도 인정한 직구인데 6점대 ERA라니… 네일 빈자리 채울 수 있을까

김태우 기자 2024. 8. 2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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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에릭 라우어는 KBO리그의 성향 파악과 피칭 디자인 수정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KIA타이거즈
▲ 제임스 네일의 정상적인 복귀를 장담할 수 없고, 에릭 스타우트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라우어의 비중은 굉장히 커질 수밖에 없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올해에만 벌써 5명의 외국인 투수를 쓰고 있다.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로 시즌을 시작한 KIA는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자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좌완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KIA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알드레드에게 시즌 끝까지 보장된 계약을 주며 승부를 걸었지만 알드레드 또한 팀에 100% 만족감을 주는 건 아니었다. 고심 끝에 좌완 에릭 라우어를 영입해 크로우·알드레드의 자리를 채웠다. 네 번째 외국인 투수였다. 그런데 생각하지도 못한 사건이 벌어져 또 머리가 아팠다. 24일 창원 NC전에서 타구에 얼굴을 맞은 네일의 정규시즌 아웃이 확실시되자 다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했다. 대만 리그에서 뛰고 있던 좌완 에릭 스타우트를 영입했다. 다섯 번째 외국인 선수다.

스타우트는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지고 있고, 결정구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남은 4~5경기에서 두 경기 정도만 잡아줘도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정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스타우트는 포스트시즌에는 나갈 수 없다. 규정상 8월 15일 이전에 등록된 선수만 포스트시즌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네일의 무사귀환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KIA는 라우어가 해줘야 한다. 네일은 정규시즌 아웃이 확정됐고, 포스트시즌 복귀도 장담할 수는 없다. 건강과 심리적인 안정을 모두 찾아야 하는데 둘 중 하나라도 삐끗하면 가을야구에 나가기 어렵다. 부상 부위가 회복된다고 해도 병상에 누워 있는 시간이 있어 100%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다. 남은 정규시즌,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라우어의 몫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의미다.

사실 경력만 놓고 보면 올해 활용한 5명의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좋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적도 있고, 통산 36승을 거뒀다. 부상 이후 구위가 떨어졌다고 해도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만하다. 실제 입단 후 치른 경기에서 그 가능성 자체는 보여줬다. 포심패스트볼은 묵직하다. 제구력도 어느 정도는 갖췄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잠실 LG전 당시 라우어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1.2㎞가 나왔다. 평균은 146.6㎞였다. 23일 창원 NC전 당시에는 최고 150.5㎞, 평균 146.7㎞였다. 좌완임을 고려하면 구속 자체는 훌륭하다. 수직무브먼트는 리그 정상급 수준이고, 수평적 움직임도 리그 평균에 비해 좋다. 패스트볼 회전 수 또한 역시 리그 정상급이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출신인 서재응 스포티비 해설위원 또한 NC전 당시 “패스트볼은 크게 뭐라 할 것이 없다. 타점이 높기 때문에 낮게만 들어간다고 하면 타자들에게 더 낮게 보일 것이다”면서 “좌타 라인이 치기 까다롭다. 빠른 공이 반대 투구가 되면서 좌타자 몸쪽으로 올 때도 있다. (타자로서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 라우어의 패스트볼은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주무기인 커터의 움직임 향상과 떨어지는 변화구 장착이 숙제로 남아있다 ⓒKIA타이거즈

그래서 2S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가는 경우가 많다. 다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서재응 위원은 “빠른 공 다음에 어떤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안정적으로 잡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좌타 라인과 우타 라인의 피칭 디자인도 확연하게 보인다”고 보완점을 짚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부족하다는 게 지금까지 드러난 가장 큰 단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포심과 커터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KBO리그에서는 커터의 움직임이 다소 떨어진 것도 데이터에서 잡힌다. 입단 후 3경기 평균자책점이 6.08에 머문 이유들이다.

일단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희망이 있다. 정재훈 KIA 투수코치는 “라우어는 KBO 공인구 자체는 괜찮다고 한다. 다만 체인지업이 약간 문제다. 2S를 잡아두고 투구 수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래서 힘이 좋은 포심과 커브의 비율을 조금 더 높이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성향과 현재 자신의 구위에 맞게 피칭 디자인을 조금씩 바꿔갈 것이라는 의미다.

적응 문제도 중요하다며 계속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 코치는 “외국인 투수는 적응 기간이 무조건 필요하다. 타자 성향을 알아야 한다. 라우어는 지금 미국에서와 똑같이 던지고 있는데 타자들의 반응이 다르다. 캠프 때부터 계속 했다면 알겠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라우어가 디자인을 수정하고 타자들에 적응한다면 더 나은 투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명한 것은 라우어가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둬야 KIA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의 이름값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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