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김도영급 스피드' 철심 박고 돌아와 3G 4도루, '줄부상' SSG에 활력소될까

김동윤 기자 2024. 8. 2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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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SSG 채현우가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SSG 랜더스가 잇따른 주전 선수 부상 소식에 초비상이다.

지난 22일 주전 중견수 최지훈(27)이 왼쪽 대퇴직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데 이어 추신수(42)가 시즌 내내 아파하던 어깨 통증으로 24일 인천 KT 위즈전 이후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루 뒤인 25일 인천 KT전을 앞두고는 포수 김민식(35)이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2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주전 유격수 박성한(26)마저 이탈했다. SSG 구단 관계자는 28일 스타뉴스에 "박성한이 7회 초 안타 뒤 오른쪽 허벅지 안쪽 통증으로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힘겨운 순위 싸움에 계속된 부상 소식은 SSG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28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SSG는 58승 1무 64패로 5위 KT에 2경기 뒤진 7위다. 21경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2경기는 쉽게 뒤집을 수 있는 차이가 아니다. 특히 5강 경쟁권 팀 중 SSG가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가장 페이스가 좋지 않다.

하지만 SSG도 계속된 주전 이탈에 손을 놓고만 있던 건 아니다. 9월 확장 로스터를 앞두고 퓨처스팀에서는 1군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들을 계속해 추천에 올렸고 이미 우완 투수 박성빈(21), 외야수 정현승(23), 포수 신범수(26), 조형우(22)가 올라갔다. 그 외에도 수 명의 선수가 대기하고 있다.

현재 최지훈, 박성한, 추신수가 이탈한 상황에서 SSG의 고민 중 하나는 안타 생산과 스피드다. 특히 팀 전체 120도루 중 ⅓ 이상을 차지하던 최지훈(32개)과 박성한(11개)의 이탈은 SSG에 있어 치명적이다. 단순히 도루를 넘어 한 베이스씩 더 진루하는 이들의 주루 플레이는 팀 타격감이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SSG의 주요 득점 루트가 됐다. SSG가 1점 차 승부 시 승률 0.647(11승 6패)로 리그 1위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느려진 SSG에 스피드와 주루 능력만큼은 팀 내 최고라 평가받는 채현우(29)가 복귀 준비를 마쳤다. 대구상원고-송원대를 졸업한 채현우는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76순위로 지명된 우타 외야수다. 1군에서 주로 대주자로 나와 25경기 25타석을 소화하면서도 6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가능성을 주목받았다.

박성한(왼쪽)과 최지훈. /사진=SSG 랜더스 제공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홈플레이트에서 1루 베이스까지 3초 후반대를 찍었다. 현재 36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같은 구간 3.96초를 뛴다는 걸 떠올리면 그 빠르기가 짐작된다. 올 시즌에는 최지훈, 정준재(21)와 함께 그동안 SSG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선수로 기대됐다. 하지만 부상이 채현우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서 귀국을 3일 남겨두고 발목이 돌아가는 큰 부상을 겪었다. 결국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했고 지난 23일 고양 히어로즈전에서 약 9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오랜만의 실전 복귀임에도 채현우는 3경기 연속 도루 포함 4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여전한 빠르기를 자랑했다. 27일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만난 SSG 구단 관계자는 "채현우는 우리 팀에서 제일 빠르다. 도루 부분은 스피드는 물론이고 센스까지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ㅌ손시헌 퓨처스 감독도 "오랜 재활을 통해 2군에서는 무리시키지 않았다. 1군에서도 선발 출장이 아닌 대주자, 대수비로 쓸 것 같은데 그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의견을 같이했다.

손 감독은 SSG 어린 타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배팅볼 투수 중 하나다. 2아웃 상황을 가정해놓고 직구,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상황에 맞게 던지면서 타자들의 타석에서의 집중력과 구종에 대한 대처 능력 등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직접 배팅볼 투수로서 채현우를 경험해본 그는 "채현우는 타격이 강한 타자는 아직 아니지만, 스윙 궤적이나 타구 스피드를 볼 때 투수 입장에서 쉽게 잡지 못하는 선수다. 또 스윙의 결이 굉장히 좋아서 면이 괜찮다. 빠르다 보니 맞히기만 해도 상대 내야진을 흔들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채현우. /사진=SSG 랜더스 제공

파워를 제외한 전체적인 능력에서 하재훈에게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선수로 봤다. 타구 판단이 좋고 보기보다 어깨가 강해 보살도 충분히 가능한다는 평가다. 손 감독은 "힘 빼고는 하재훈에 크게 뒤질 것이 없다. 파워는 하재훈보다 못하지만, 스피드나 외야 수비는 채현우가 낫다. 여기에 기습 번트로 상대 내야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작전 수행 능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최지훈의 빈자리를 나눠 맡을 수 있는 선수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손 감독은 "현재 우리 외야에 아픈 선수가 많다. 특히 최지훈은 올해 보여준 퍼포먼스만 보면 여러 선수가 그 빈자리를 감당해야 한다. 주루와 수비 쪽에서는 채현우가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채현우도 언제든 1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김기태 SSG 잔류군 컨디셔닝 코치와 함께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긍정적으로 긴 재활 기간을 이겨냈다. 과연 그가 줄부상 중인 SSG 1군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채현우는 "고양전에서 오랜만에 뛰는 거라 정말 즐거웠다. 스피드도 많이 줄지 않았고 도루도 성공해 자신감이 돌아왔다"며 "난 1군에 있을 때도 항상 대주자 나갈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항상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도루를 하려고 할 때면 오히려 긴장이 풀린다"고 미소 지었다.

9월 확장 엔트리 콜업을 장담할 순 없지만, 거침없이 뛰겠다는 각오다. 채현우는 "도루는 자신감이다. 내가 죽으면 어떡할지 걱정하면 스타트도 늦고 반응도 늦고 모든 것이 늦는다"며 "올해 베이스도 커지고 피치 클락도 생기고 많이 바뀌었다는데 막상 해보니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았다. 만약 1군에 올라간다면 내 모든 걸 걸고 열심히 하려 한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보여주려 한다. 자신 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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