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억원 투자'로 이어진 9년 전 '회장님 오신 날' 악몽 소환…'170억원+@'로 이어질까
[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에이스의 등판. '승리 요정'까지 야구장을 찾았지만, 결국 웃지 못했다.
28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경기를 앞둔 가운데 '깜짝 손님'이 찾아왔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이자 롯데 그룹 회장인 신동빈 회장. 신 회장 역시 많은 표현은 하지 않지만, 야구단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찐 사랑' 구단주.
신 회장의 야구장 방문은 지난 5월17일 잠실 롯데-두산전 이후 103일 만이다. 사직구장 방문은 2023년 6월13일 한화전 이후 442일 만에 이뤄졌다.
모처럼 찾은 홈구장. 선물도 한아름이었다. 선수단 전원에 마사지건을 선물했다.
신 회장은 선물 전달과 함께 '유난히도 뜨거웠던 올 여름, 열정적인 응원이 더해진 경기장은 한층 더 열기가 가득했습니다. 팬들의 성원이 곧 우리의 힘입니다.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달려갑시다. 투혼과 투지를 가슴에 새겨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올 때 마다 이기는 '승리요정' 회장님과 선수단의 화기애애 했던 만남.
그러나 이날은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롯데는 에이스 찰리 반즈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반즈는 7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며 첫 테이프를 완벽하게 끊었다. 진짜 야구팬들이 가장 재밌어 한다는 팽팽한 초반 투수전. 신 회장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문제는 타선과 수비, 그리고 불펜이었다. 한화 외인 에이스 라이언 와이스를 상대로 타선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 실책이 결정적 실점으로 이어지는 아쉬운 장면도 나왔다.
반즈가 7회까지 막은 뒤 8회 결국 불펜까지 무너졌다. 결국 0대7 완패.
신 회장은 8회를 마치고 자리를 떴다. 관중과의 동선 등을 고려해 예정된 이동이었지만, 발걸음이 가벼울 수는 없었다.
신 회장의 '직관 4연승' 행진도 끝났다. 신 회장이 야구장에 방문한 날 마지막 패배는 2015년 9월11일 부산 삼성전이었다.
당시 롯데는 6회 4실점을 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이명우가 5이닝 3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지만, 불펜 난조와 수비 실책이 겹쳤다.
2015 시즌을 마친 뒤 롯데는 적극적으로 불펜 강화에 나섰다.
신 회장이 전면에 나서 전폭적 지원을 했다. 송승준(4년 40억원)이 잔류했고, 손승락과 4년 60억원에 계약했다. 윤길현과는 4년 총액 3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FA 3명에 총 138억원을 투자하며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선수 몸값 100억원 시대가 이미 열렸지만, 당시 롯데의 투자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투자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손승락은 4년 중 첫 3년 동안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고, 특히 2017년에는 37세이브로 구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윤길현은 100% 기대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3년 동안 33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최근 롯데는 노진혁(4년 총액 50억원) 유강남(4년 총액 80억원) 한현희(3+1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며 지갑을 활짝 열었지만 아직까지 쏠쏠한 재미는 보지 못했다. 제도 변경을 비롯, 부상 등 운이 따라주지도 않았다.
올 시즌 롯데는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뒤 포지션 교통 정리를 하나 둘씩 해 나가기 시작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손호영이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윤동희의 성장도 눈에 띈다.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올 시즌 후 롯데에서는 김원중 구승민 등 핵심 불펜 자원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롯데는 이들이 필요하고, 이들 역시 롯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또한 외부 FA로는 최원태(LG) 엄상백(KT) 서진용(SSG)을 비롯, 노경은(SSG) 우규민(KT) 김강률(두산) 등 베테랑이지만 충분히 역할을 해줄 '가성비 FA'도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회장님 직관 속에 9년 전 아픔을 되풀이한 날. 올 시즌 FA 시장에서 롯데가 다시 한 번 크게 움직이는 계기가 될까.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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